‘마의 76개’ 류현진…이유 있는 조기 교체
경기 초반과 5~6회에 유독 약한 모습
이번에도 공식 이어지며 조기 교체 당해
LA 다저스 류현진이 다시 한 번 피홈런에 고개를 숙이며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이 교체됐을 때 다저스가 3-2로 앞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후속 투수 크리스 해처가 곧바로 이어진 6회초 실점하는 바람에 류현진의 승리도 날아가고 말았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며, 수많은 기록들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들을 예측할 참고 자료로 쓰인다. 이는 류현진의 교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86개로 비교적 여유가 있었지만 불안하다고 판단한 로버츠 감독은 조기 교체를 지시했다.
이번 메츠전은 류현진이 안고 있는 약점들이 모두 드러난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위기 때마다 병살타를 유도하며 탈출하는 등 피홈런을 제외한 실점이 없었던 부분은 크게 칭찬할 부분이다.
1회 실점 공식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류현진은 첫 타자 커티스 그랜더슨을 상대로 4구째 91.6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한 가운데 던지다 홈런을 맞고 말았다. 그랜더슨과 같은 정상급 타자가 밋밋하게 들어온 공을 놓칠 리 만무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회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닝별 평균자책점을 살펴보면 1회 피안타율이 0.295, 특히 피장타율이 0.568에 달하며 평균자책점은 6.55에 아주 좋지 않다.
2회도 불안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2회 피안타율이 0.333, 평균자책점 5.73으로 1회만큼 부진한데 이번 메츠전에서도 중견수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환상적인 송구가 아니었으면 실점으로 이어질 뻔 했다.
새로운 천적 관계도 형성됐다. 류현진은 메츠 1번으로 나선 커티스 그랜더슨에게 첫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하더니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타를 맞았다. 그랜더슨은 풀 카운트로 이어질 때까지 단 한 번도 배트를 내지 않다가 6구째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휘둘러 첫 타석 홈런 때와 같은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다. 결국 류현진은 5회 그랜더슨을 볼넷으로 내보내 정면 승부를 피했다.
류현진 입장에서 속이 쓰린 부분은 경기 초반과 종반 유독 약하다는 공식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류현진과 마주한 상대 타자들은 첫 타석에서 타율 0.303, OPS 0.982로 무척 강한 모습이다. 그리고 공이 익숙해진 세 번째 타석에서는 타율 0.347 OPS 0.908로 더욱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는 류현진의 투구수와도 직결된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 25개까지 공을 던졌을 때 피안타율 0.338, 피OPS는 무려 1.055에 달한다. 그리고 76개째 접어들면 피안타율이 다시 3할 중반대로 치솟아 상대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류현진이 5회 마운드에 올랐을 때 투구수는 정확히 70개였다. 그리고 16개의 공을 던져 간신히 위기를 극복했다. 6회에도 오를 만한 여유 있는 투구수였지만, 데이터에 무게감을 실은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조기교체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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