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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①] 봉준호 "안서현이 '옥자'에게 한 귓속말은"


입력 2017.07.02 00:00 수정 2017.07.03 12:40        이한철 기자

"너무 담대하고 고도의 평정심이 있는 친구" 극찬

영화 '옥자'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아역배우 안서현을 극찬했다. ⓒ NEW

"안서현, 영화 '옥자'가 가장 바랐던 배우였어요."

봉준호 감독에게 안서현(13)의 존재는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살인의 추억' 연출부였던 이용주 감독이 "기가 막힌 친구가 있다"며 추천해준 게 안서현이었고, 안서현은 신들린 연기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안서현은) 너무 담대해요. 어린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고도의 평정심이 딱 있어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너무 들떠 있거나 너무 비장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안서현이 딱이었죠."

봉준호 감독은 "이미 잘 하는 아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일부러 작품 얘기를 집요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평소 때의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해줄까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발생한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영화 속 미자(안서현)가 슈퍼돼지 옥자에게 귓속말을 하는 장면이다.

"별도의 디렉션 지시는 없었어요. '그냥 귓속말을 하면 돼'라고만 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는 '뭐라고 얘기할까요'라고 묻지 않고 그냥 '네'라고 답하고 그냥 해요. 나중에 '뭐라고 쭝얼쭝얼 했어?'라고 물었더니 아이돌 노래를 불렀대요. 하하."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해외 제작사가 참여한 작품인 만큼, 미국 배우협회 조항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했다. 때문에 안서현의 촬영은 철저히 제한된 시간 내에 이루어졌다. 심지어 어렵게 강변북로를 통제한 뒤 촬영할 때조차 안서현의 촬영시간만큼은 지켰다고.

또 촬영 기간 동안 안서현의 키가 부쩍부쩍 자랐다는 점도 고민거리였다. 봉준호 감독은 최대한 어색해보이지 않도록 촬영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개봉을 보이콧한 가운데 29일 독립극장 100여곳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동시 개봉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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