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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벗은 이효리 "섹시는 포기 못 해요"


입력 2017.07.06 09:04 수정 2017.07.06 09:04        부수정 기자

4년 만에 앨범 '블랙'으로 컴백

"울림 있는 여성 뮤지션 꿈꿔"

가수 이효리가 4일 정규 6집 앨범 '블랙'(BLACK)으로 4년 만에 컴백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년 만에 앨범 '블랙'으로 컴백
"울림 있는 여성 뮤지션 꿈꿔"


'섹시 디바' 이효리가 돌아왔다. 화려함은 벗었지만 여전히 섹시했다.

4일 서울 자양동 건국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열린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이효리는 "긴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나 될까 궁금했다"며 "나를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멀리뛰기 하기 전에 뒤로 가는 느낌으로 기다렸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번 6집 앨범은 이효리가 지난 2013년 5월 발매한 정규 5집 앨범 '모노크롬(MONOCHROME)' 이후 약 4년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이효리는 9곡을 작사, 8곡을 작곡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블랙'(BLACK) 외에 '서울'(Seoul), '화이트 스네이크'(White Snake), '언노운 트랙'(Unknown Track), '러브 미'(Love Me), '비야 내려', '뮤트'(Mute), '예쁘다', '변하지 않는 건', '다이아몬드'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가수 이효리가 4일 정규 6집 앨범 '블랙'(BLACK)으로 4년 만에 컴백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블랙'은 이효리가 작사, 김도현이 작곡한 곡으로 화려한 메이크업과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장 기본 색깔인 '블랙'에 비유해 표현한 노래다.

이효리는 "'화려한 색을 다 걷어 냈을 때 나는 어떨까', '그래도 사람들은 날 좋아할까' 궁금했다"면서 "한쪽 면(밝고 좋은)만 사랑한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진짜 나를 내던지고 싶었다. 인간의 깊은 내면을 음악에 녹여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결혼 후 제주도에서 사는 이효리가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냈다. 서울의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인상적이다.

이효리는 "우울하고, 어둡다는 반응을 들었다"며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할 당시가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열릴 때였다. 서울이 가장 어두웠던 시기였는데 내 고향이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의 어두운 면을 담는 것도 의미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화제가 된 '다이아몬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노래다. 김형석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와 이적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가수 이효리가 4일 정규 6집 앨범 '블랙'(BLACK)으로 4년 만에 컴백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번 앨범을 통해 이효리는 화려함을 벗어 던진 듯하다. 그는 "화려함을 일부러 부정하고 싶진 않다"며 "내 안에도 화려함이 있고, 화려함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화려하지 않은 면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섹시한 비주얼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비주얼은 카리스마 있고, 깊이 있는 섹시미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오랜만의 컴백이라 걱정되는 부분도 있을 법하다. 그는 "그간 팬들에게 무심했다"며 "'이제 나이가 들었는데 괜찮을까' 하는 사소한 걱정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인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변하지 않는 건 없다. 나 자신을 인정하려고 노력했다"고 웃었다.

'대중적이지 않은 노래'라는 지적에 대해선 "난 대중적이라 생각했다"고 웃은 뒤 "너무 대중적이지도, 너무 마니아적이지도 않은 음악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대중이 생각하는 이효리는 '화려함'이다. 그는 "평범하게 살다가 연예계 데뷔하면서 화려해지다 보니 대중과 멀어졌다"며 "제주도에서 살다 보니 나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업이 연예인이었을 뿐이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데 화려하고, 바쁘게 살면서 스타가 됐다. 환상이 깨지면서 원래의 나를 보여주게 됐다"고 했다.

가수 이효리가 4일 정규 6집 앨범 '블랙'(BLACK)으로 4년 만에 컴백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간 이효리는 자기중심의 노래를 선보여왔다. 그는 "그때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제주도에서 평범하게 지내니 내가 평범한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됐다. 내 이야기보다는 대중에게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효리가 워낙 독보적이라 '포스트 이효리'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포스트'를 찾는 건 옛날 생각인 듯하다"며 "아이유처럼 자기만의 색깔을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컴백을 앞둔 이효리는 최근 MBC '무한도전'과 JTBC '효리네민박'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근황을 공개했다.

인간 이효리가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말로 하는 건 와닿지 않더라고요. 살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중요한 듯해요. '효리네민박'도 그런 의미에서 하게 됐어요. '효리네민박'에서 제가 살아가는 모습을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듯합니다. 이번 앨번을 통해 대중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요. 누구나 들으면 위로받을 수 있는 곡을 담았어요."

이효리는 1주일간 음악 방송을 한 뒤 제주도에 다시 내려갈 계획이다. 그는 정규앨범 활동 뒤 시기에 맞는 노래가 있으면 싱글앨범으로 활동할 예정"고 미소 지었다.

이효리가 꿈꾸는 여성 뮤지션은 어떤 모습일까. "젊을 때 활발하게 활동하다 묻히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어요. 겉모습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내면을 키워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곡도 쓰고, 세상 사는 이야기에 관심도 두고요. 예전엔 예쁜 얼굴로 사랑받았다면, 깊이 있고 울림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가수 이효리가 4일 정규 6집 앨범 '블랙'(BLACK)으로 4년 만에 컴백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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