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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후유증? 한화, 예고된 고난 행군


입력 2017.08.02 00:08 수정 2017.08.04 07:43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김성근 감독 사퇴한 뒤에도 선수들 부상 속출

일각에서는 진짜 부진 이제부터라는 목소리

김성근 전 한화 감독 ⓒ 한화 이글스

KBO리그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들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화는 후반기 11경기에서 2승 9패(승률 0.182)로 9위에 그치고 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7연패 수렁에 빠진 뒤 2연승으로 반짝했지만 다시 2연패다.

38승 1무 57패(승률 0.400)의 9위 한화는 5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격차가 무려 12경기다. 사실상 10년 비원의 가을야구 탈락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화의 부진은 ‘김성근 체제’의 후유증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화는 지난 5월 김성근 전 감독이 사퇴할 때까지 2시즌이 조금 넘는 기간 당장의 성적을 위해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반복해왔다. 선수들의 부상은 당연했다.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뒤에도 여파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이태양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의 통증을 호소했는데 검진 결과 뼛조각 충돌이 발견됐다. 수술을 할 경우 재활에 돌입해야 한다.

이태양은 2015년 4월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재활 기간을 다 채우기 전에 복귀해 실전에 투입됐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팔꿈치 수술 이전에 크게 못 미치는 시속 140km를 넘나드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시에도 이태양의 복귀가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가 충분한 재활 기간을 거쳤다면 다시 칼을 대야하는 팔꿈치 뼛조각 충돌까지는 이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야수진에는 햄스트링 부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태균, 정근우, 송광민, 최재훈, 김원석 등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호소해 1군에서 제외되거나 출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성열, 하주석, 허도환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현재 1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타격감이 좋았던 이성열과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부상 이탈은 전력 약화로 직결되어 뼈아프다.

햄스트링 부상은 선수 개개인의 관리 잘못을 원인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은 김성근 감독의 재임 시절에도 마치 전염병처럼 한화의 발목을 잡아왔다.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이 왜 선수들의 햄스트링 부상은 잡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햄스트링 부상은 주로 유연성이 떨어지기 쉬운 베테랑 선수에게 일어나지만 한화에서는 김원석, 하주석 등 젊은 선수들에게도 발생하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이 잦은 이유는 김성근 감독 시절부터 누적된 피로가 주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한화 권혁과 송창식 ⓒ 한화 이글스

투수들의 혹사로 인한 수술 및 구위 저하도 큰일이다. 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한 권혁은 2015년과 2016년을 합쳐 무려 144경기에 등판해 207.1이닝을 던졌다. 혹사에 시달린 권혁은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한화 권혁 최근 6시즌 주요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올해 4월 말 1군에 돌아온 권혁은 36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11홀드를 기록 중이지만 평균자책점은 6.1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은 0.871로 좋지 않다. 지난달 29일과 30일 대전 LG 트윈스전에 연속 등판했지만 합계 1.1이닝 동안 6피안타 2피홈런 6실점으로 난타당한 뒤 3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구위 저하가 역력하다.

또 다른 ‘혹사의 아이콘’ 송창식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5년과 2016년을 합쳐 130경기에 등판해 206.2이닝을 던졌다. 권혁처럼 혹사당한 송창식은 권혁과 함께 작년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한화 송창식 최근 6시즌 주요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송창식은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올 시즌 4승 3패 10홀드를 기록 중이지만 평균자책점은 6.19, 피OPS는 0.821로 부진하다. 권혁과 송창식 역시 수술 및 재활 이후 복귀를 서두른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현재의 한화의 부진에 대해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김성근 감독 시절 ‘정신력 야구’에 대한 향수를 표출하는 일부 팬들도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떠난 자리에는 풀 한 포기 남지 않는다’는 일부 팬들의 지적이 한화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점도 있다. 한화의 진짜 고난은 지금부터일 가능성이 크다.


글: 이용선/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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