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정부 100일 플랜] 취지는 중기지원...업계는 '한 숨' 왜?

김해원 기자, 이배운 기자

입력 2017.08.08 06:00  수정 2017.08.08 17:05

최저임금 인상+일자리 창출 '두마리 토끼' 노리는 정부

업계는 걱정이 태산..."일자리 오히려 줄여야 할 판"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고용 여력을 늘려 청년 구직난을 해소한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정작 중소기업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저임금 인상+일자리 창출 '두마리 토끼' 노리는 정부
업계는 걱정이 태산..."일자리 오히려 줄여야 할 판"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고용 여력을 늘려 청년 구직난을 해소한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정작 중소기업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정치적 구호에 매몰돼 현실은 논의되지 않은 채 기존 인상률의 두 배가 넘는 최저임금 인상을 성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중소·중견 업체들은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기존에 진행하던 판촉·마케팅 등의 비용을 최소한 줄여 나가야할 판국이라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에 타격이 크지 않은 대기업과의 마케팅 경쟁에서 뒤쳐질까 고민도 크다.

8일 중소기업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그에 따른 비용은 정부가 재원을 투입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살리지 않으면 재원 투입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공염불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을 만들어 고용창출의 선순환 구조로 이끌겠다는 구상이지만 벌써부터 업계에선 ‘최저임금 인상 나비효과’ 위기감이 팽배하다. 최저임금이 늘어나면 당장 둘이 나눠 하던 일을 혼자 맡아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중소기업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고용 여력을 늘려 고용 확대를 실현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고용의 문을 좁혀야 될 상황이라는 것이다.

인천에서 관공서 유지보수 업체를 경영하는 A 씨(48·남)는 “중소 사업장에 들어오는 신입직원들은 특별히 익혀둔 기술이 없고 고졸 또는 초대졸 출신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1년 동안은 거의 최저임금을 지불하고 가르쳐야한다”며 “현 정부의 목표인 최저임금 1만원이 시행되면 신입직원들의 노동력이 이를 따라오지 못해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근로시간 단축도 중소기업업계의 숨통을 조인다. 정부는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고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용역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 잦은 인력 교체는 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시적으로 모든 직원이 현장에 동원되고 거래처(기관)의 요청에 따라 주말에도 근무를 하는 때가 있지만 자칫 근로기준법을 어긴 범법자로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A 씨는 “우리 회사 인건비가 상승한다고 기관에서 대금을 올리지는 않는다”며 “유연한 노동력 관리가 어려운 중소업체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손실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창출 위해 공정 경영환경 개선이 먼저"

학계에서도 최저인금 인상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 보다는 공정한 경영환경에 대한 개선이 먼저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체적인 노동개혁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정책 추진 속도에 비해서 장기적인 로드맵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금인상의 경우 일괄적 인상보다는 업종이나 지역, 연령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류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살리지 않으면 재원 투입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공염불로 돌아갈 수 있다. 현재 정부정책이 기업의 자생력을 살리기 보다는 정부의 재원을 투입하는 임시 방편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60% 수준인데 정부가 나서서 이를 80%수준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 청년 3명을 채용하면 1명의 임금을 정부가 3년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최저인금 인상분을 당장 적용하려면 내년에 중소기업업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15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한 중소기업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 향상이 먼저인데 재원 투입을 통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선행되니 우려가 크다"며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닌 소상공인을 위한 인프라조성이 먼저"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지불능력이 열악한 영세 중소상공인들을 위해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산입범위 확대 등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재앙 수준의 임금인상"이라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최근까지도 최저임금은 시장임금 인상률을 훨씬 뛰어넘는 7% 이상의 고율 인상을 거듭해는데 이로 인해 인건비 부담으로 취약계층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등 제도의 취지가 퇴색된 지 오래"라며 "국가의 시장임금 개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창출을 위한 임금 보전방안은 생태계 변화를 위한 일종의 마중물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 보전방식에 대해 "민간기업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을 영원히 가지고 갈 수 없지만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최저임금제 등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차원을 넘어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시장 질서를 개선함으로써 낙수효과와 분수효과 투트랙을 선순환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전년대비 16.4% 인상한 7530원(시급)으로 결정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보전해준다고 밝혔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등 경영비용 부담 완화 ▲하도급 납품단가 조정 등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관행 해소 ▲상가임대차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선 인하 및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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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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