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 중국 매체 출연 금지령
문 정부 이후 일부 출연에 훈풍 이목
한국의 스타, 중국 매체 출연 금지령
문 정부 이후 일부 출연에 훈풍 이목
중국의 방송 매체에 한국의 배우 송혜교가 등장한다. 꽉 막혀 있던 ‘한한령’의 물꼬가 트이는 것일까. 아직 낙관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스타들이 잇따라 중국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라고 볼 수 있다.
24일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았지만 한-중 한류콘텐츠는 여전히 냉기가 흐르고 있다. 비단 문화나 한류에만 직격탄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의 대중문화에 치명적인 악역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말 그대로 '한류'(韓流)는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됐고, 특히 중국에서의 막강한 위력과 수입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바탕에는 한국의 드라마가 있었고, 한국의 배우들이 있었다.
엄청난 파급효과와 수입을 뒤에 하고 중국을 겨냥한 드라마나 작품들이 잇따라 제작되는 등 한중 한류콘텐츠 산업에는 봄날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물론 일부 중국 투자자들의 무리한 캐스팅 참여 등으로 문제가 제기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류의 최대 수혜지였던 탓에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들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대장금’이나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을 거둬들였고, 출연 배우들의 중국 내 몸 값 역시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그러나 그렇게 ‘태양의 후예’를 마지막으로 중국 내 한국의 작품이나 한국 스타들의 모습은 사라졌다.
그렇게 한류콘텐츠의 수입이 막히자 이른 바 ‘한국 인기 프로그램 베끼기(짝퉁 프로그램)’가 넘쳐났고 현재도 그 행태는 이어지고 있다. 한중 문화 교류의 또 다른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나 예능 뿐만 아니라 K-POP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 가수의 콘서트를 비롯해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문화에서 역시 잇따라 폐지되는 등 찬바람을 맞고 있다.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은 여전히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끊임 없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배우 송혜교가 광고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가 하면, 중국에서 활동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추자현이 중국의 배우 우효광과의 신혼이야기를 예능으로 풀어내며 한국과 중국 팬들을 소통시키고 있다. 이는 '한한령‘의 물꼬를 트는데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포털에서는 ‘추자현’ ‘송혜교’ 등이 실시간 검색어에 자주 오르는 등 그 동안 사라졌던 한국의 스타들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완전히 한한령 해제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금지’에서는 다소 풀리는 것 아니냐는 견해와 더불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중국 내 한국 드라마 예능 상영 등은 여전히 금지되고 있다. 한국의 공연들 역시 취소되거나 리스트에서 제외되고 있고, 영화계 역시 중국 내 영화제에 초청을 받지 못하는 등 냉담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한류스타가 중국 매체에 등장했다는 것은 ‘상징적’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K-POP 역시 조심스레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중 합작 드라마나 뮤지컬 공연, 그리고 한국의 PD가 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 등의 소식도 들려온다. 한국의 가수들 역시 상하이에서의 공연 역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꽉 막힌 한한령이 완화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기고 있다. 과거의 한류콘텐츠 명성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는가와 ‘사드’와 관련해 또 다시 꽉 막힐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외교 통상 관계를 복원하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한류 콘텐츠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던 만큼, 과거로 돌아가기까지 많은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따뜻한 바람은 꽁꽁 언 얼음도 서서히 녹일 수 있다. 비록 현실 여건상 많은 기다림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풍’은 분명한 변화이고, 기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사드로 인한 한중 냉각이 이번에는 녹을지, 업계가 간절히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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