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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도 어업 할당량 놓고 각국은 ‘전쟁 중’


입력 2017.10.05 07:00 수정 2017.10.05 11:39        이소희 기자

남방참다랑어보존위원회 협상서 전년대비 쿼터량 잠정 100톤 증가 획득

수산기구들, 자원보존 기류 속 총량 동결…꾸준한 조업쿼터 확보가 관건

남방참다랑어보존위원회 협상서 전년대비 쿼터량 잠정 100톤 증가 획득
수산기구들, 자원보존 기류 속 총량 동결…꾸준한 조업쿼터 확보가 관건


추석 연휴기간인 5일부터 12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남방참다랑어보존위원회(CCSBT) 제24차 연례회의’에서는 각 회원국의 대표단들이 조업쿼터(배당)를 놓고 협의에 들어간다.

남방참다랑어의 보존 및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설립된 국제수산기구인 남방참다랑어보존위원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호주·EU·대만·인도네시아·일본·뉴질랜드·남아공 등 8개 회원국과 옵서버(Observer)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황금연휴에 개최된 회의에서는 전년도 연례회의에서 결정된 국가별 조업쿼터의 재검토와 각국의 어획증명제도 결의, 항만국 검색제도 실시를 통한 불법 어획물 유통 원천 차단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대서양·인도양·태평양의 남위 30~50도 수역에서 서식·회유하는 남방참다랑어의 조업에 우리나라의 몫은 전체 1만7647톤 중 1240.5톤으로 잠정 결정됐다. 남방참다랑어는 대표적 고가어종이자 주력 수출품목으로 지난해 할당량인 1140톤에 비하면 100톤 정도가 늘어난 셈이다.

이는 지난 2011년 859톤의 할당량에서 해마다 쿼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결과다. 고가어종인 남방참다랑어가 Kg당 2~3만원을 호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20~30억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얻은 결과로, 어렵게 따낸 쿼터를 지켜내야 하는 임무가 남아있다.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는 해양수산부 소속 원양산업과 박찬수 사무관을 수석대표로 한국원양산업협회 나일강 과장, 해외수산협력센터 김아영 전문관, 국립수산과학원 김장근 박사를 비롯한 원양산업계 관계자 등 6명이 출격했다.

고위도 북대서양에서 잡아올린 참다랑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수산기구 참여·영향력 빠르게 확대 중…중요한 협상파트너로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국제수산기구는 50개에 달한다. 이 중 우리나라는 총 18개 기구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영역과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 이들 국제 수산기구들의 최대 명제는 줄어드는 어족자원을 지키기 위한 자원관리다. 때문에 어업 쿼터도 자연히 줄어들거나 동결하는 방향으로, 각국이 조업을 위한 어업쿼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전략은 좀 더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각 수산기구에서 활동하는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받으며 빠르게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는 중이다.

사실 우리나라 원양업은 대서양을 중심으로 1970년대 중반까지 다랑어 등 약 4만 여 톤의 어획실적을 기록하면서 호황을 누려오다 어족자원이 태평양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조업이 저조했었다.

그 사이 각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체계적 과학적인 관리체제 하에 조업이 진행됐다. 그 사이 우리나라는 한 때 예비 불법어업국(IUU)이라는 굴레도 썼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최단 시간에 오명을 벗고 현재는 나름의 모범적인 조업국의 위치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는 우리나라 대표단으로 실질 협상을 자문하고 주도도하는 전문 서포터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최근 각국의 어획 쿼터전은 역사적인(과거 지속해온) 조업 실적에 따른 배당 인정량과 필요에 따라 나라끼리 보유한 쿼터량을 주고 받는 협상에 따른 전배(이전) 등이 주를 이룬다. 이 과정에서 제안서를 통해 규범에 신설조항 추가하거나 개정하는 식의 제안이 주효한 무기로 작용한다.

쿼터협상은 치열한 만큼 새벽이나 아침까지 장시간 지속되는 마라톤 회의가 이어지며, 협의가 완료된 시점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각 국가별 이해득실에 따라 문구를 조율하는 등 미묘한 신경전도 오간다.

때문에 각국 협상 대표들은 전문적인 영역에서의 베테랑들이 주도하며, 근래 들어서는 좀 더 과학적인 데이터를 활용한 수산자원 연구와 체계적인 수산 동향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논의하는 등의 활동 등이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원양어업 진출 60주년 기념식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협상과정, 과학·외교·기술·법적부분 총망라…각국 치열한 전략과 협의 공존

이와 관련해 김지현 해수부 원양산업과 전문관은 “수산업이 1차 산업으로 단조로울 것 같지만 수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어령확인 방법과 활용, 물속 어존 자원의 양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방안 등 다양한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어 많은 조사와 정보 습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김 전문관은 “협상 또한 과학적, 외교적, 법적부분과 기술적인 부분 등을 망라해 공부하고 알아야 각국의 입장에서의 조업 현황, 사회 경제적, 정치적 입장에 따라 협상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서 “생각보다 재미있고 매력적이며 다이내믹한 일”이라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일례로, 물고기 체장, 무게, 이석(물고기 귀의 돌) 등 생물학 자료를 활용한 새로운 어령확인 방법과 이를 바탕으로 축척된 데이터를 활용한 모델의 연구 결과에 대한 채택 유무를 기구에서 협의하고, 표식을 붙여 방류한 물고기가 다시 돌아와 잡힐 확률을 계산해 어족자원의 보유량과 조업량을 결정하는 등의 논의가 국제기구에서 활발히 진행된다는 것이다.

많게는 1년에 3분의 1의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는 대신 국제수산기구 협상테이블에서 보내는 이들의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올해로 우리가 원양어업에 진출한지 60년이 된다. 과거 원양어선이 어획한 다랑어의 수출로 경제발전에 기여했었고, 지난해까지도 우리나라 원양산업 중 어종별 생산량 1위를 줄곧 차지해 온 수출효자 품목이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남획, 혼획 등에 따른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수산업계는 지속가능을 위한 조업을 위해 지켜야 할 규범과 연구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협의와 결정이 안정적인 조업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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