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발 지배구조 개선으로 주목받는 삼성
오너 소유구조 문제 개선 지적...8월까지 순환출자 고리 해소해야
재계 "오너 공백 감안 시간 필요"...국내 대기업 개선 진행 중
오너 소유구조 문제 개선 지적...8월까지 순환출자 고리 해소해야
재계 "오너 공백 감안 시간 필요"...국내 대기업 개선 진행 중
현대차그룹이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면서 개선 압박을 받고 있는 삼성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유·지배구조 개선 마감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제시한 바 있어 삼성에 대한 압박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전날 현대모비스를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의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순환출자를 해소해 ‘지배회사→ 완성차→ 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사업구조를 통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한편 지주회사가 아닌 지배회사 체제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성장에 유리한 구조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로 지정되면 금융계열사 소유제한규제와 증손자회사 지분 규제 등의 규제로 향후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소유 구조 지적받는 삼성...재계 “오너 공백 감안 시간 필요”
삼성은 현대차그룹에 비해 순환출자 고리 비중은 덜하지만 오너 일가의 소유 구조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을 꼽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초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구속으로 인해 1년간의 경영 공백이 있었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으로 변수가 많아 당장 지배구조 개선과 같은 큰 그림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의 경영 공백이 있었던 만큼 사업적인 부분에서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오는 8월 말까지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해야 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으로 삼성전자-삼성에스디아이-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발생해 삼성SDI는 보유 중인 8월 26일까지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제도팀장은 “현대차와 달리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소유·지배구조 차원보다는 출자 구조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공정위와 유예기간을 뒀고 삼성도 해소 방안을 찾겠다고 한 만큼 기한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 그룹사 개선 진행 중...대부분 해소 국면
한편 이미 국내 대부분 대기업 그룹들은 소유·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완료하거나 진행하고 있어 개선이 상당히 이뤄진 상황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주회사 제체 밖 계열사들을 제체 내로 편입한 것으로 그동안 제기돼 온 사익편취 우려를 해소한 것이다.
LG는 지난해 11월 LG상사를 지주회사 체제 내로 편입했으며 SK도 지난해 12월 그룹 체제 밖에 있던 SK케미칼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또 현대중공업도 올 상반기 내로 그룹 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S는 지난 1월 말 LS전선을 통해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예스코는 오는 4월까지 지주회사로 전환될 예정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이뤄지고 있다. 효성은 올 초 이사회에서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결의하고 이를 내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할 계획이다.
주총에서 승인이 이뤄지면 효성은 자회사 지분관리와 투자를 담당하는 지주회사로 전환되고 회사 내에 있던 사업부는 효성티앤씨(섬유·무역)·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효성화학(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나뉘게 된다.
유정주 팀장은 “현대차가 순환출자 구조 개선 방안을 밝히면서 향후 순환출자와 관련해 해당되는 대기업들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소유·지배구조 개선이 계속 이뤄지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