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받기 힘드네" 롯데손보 고객 불만 고조
보험금 불만족도 손보사들 중 최고…업계 평균 6배 넘어
늑장 지급 잦고 소송도 빈번…높아가는 소비자 원성 우려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 지급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약을 끊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이에 불만족해 떠나는 가입자들의 비율이 치솟으면서 국내 손해보험업계 평균의 여섯 배를 넘어섰을 정도다. 보험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다른 손보사들보다 보험금 지급에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면서 가입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10대 손보사들의 장기손해보험 보험금 불만족도는 평균 0.15%로 조사됐다. 보험금 불만족도는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한 후 해지된 계약의 비중을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금 지급에 만족하지 못해 계약을 깬 고객이 많다는 얘기다.
손보사별로 보면 롯데손보의 보험금 불만족도가 0.96%로 가장 높았다. 롯데손보에 이어 이 수치가 높게 나타난 MG손해보험이나 NH농협손해보험이 각각 0.25%와 0.22%에 머물렀다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나머지 손보사들의 경우 ▲메리츠화재 0.17% ▲KB손해보험·DB손해보험 0.16% ▲현대해상 0.11% ▲흥국화재 0.10% ▲삼성화재 0.08% ▲한화손해보험 0.04% 등 0.1% 안팎으로 비슷한 보험금 불만족도를 기록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롯데손보의 보험금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은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전년 동기 롯데손보의 보험금 불만족도는 0.16%로 손보업계 평균(0.15%)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사이 보험금 청구 후 해지 건수가 44건에서 306건으로 595.5%(262건) 급증하면서 관련 불만족도가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전체 보험금 청구 건수는 2만7414건에서 3만1924건 16.5%(4510건) 정도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변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롯데손보의 인색한 보험금 지급을 꼽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일선 보험설계사는 "롯데손보의 상품 구조와 보장 자체는 괜찮은 편이지만, 막상 보험금을 청구할 일이 생겼을 때 지급이 미뤄지거나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가 다른 손보사들에 비해 비교적 많은 것 같다"며 "이 때문에 가입 권유가 꺼려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손해보험업계에서 보험금 늑장 지급이 가장 빈번한 곳이다. 지난해 하반기 롯데손보의 장기손해보험금 지급지연율은 4.78%로 손보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 평균인 2.98%과 비교하면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보험금 지급지연율은 고객들의 보험금 청구 중 상품 약관에서 정한 기한을 넘겨 보험금을 지급한 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롯데손보가 상대적으로 보험금 지급에 인색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롯데손보는 다른 손보사들에 비해 고객들과 잦은 소송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만큼 보험금을 둘러싼 가입자들과의 분쟁이 빈번하다는 의미로, 보험금 지급에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보험금 청구와 관련해 롯데손보가 소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지난해 말 기준 199건으로 같은 해 하반기 자동차보험을 포함한 보험금 청구계약 건수(11만9629건) 대비 0.17%다. 이는 조사 대상 손보사 평균(0.06%)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지난해 롯데손보가 분쟁조정 신청인과 진행 중인 소송은 23건으로 총 분쟁조정 신청 건(891건) 대비 2.58%를 나타냈는데, 이 수치 역시 손보업계 평균(1.1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고객의 요구가 합당한지 따져볼 권한이 있지만, 이 과정에서 보험금 지급 지연이나 소송까지 이어지는 빈도가 다른 곳보다 확연히 잦다는 것은 문제"라며 "이는 보험사와 고객 간 신뢰에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 만큼 계속될 경우 소비자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