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2루수’ 손주인 내보낸 LG 패착?
강승호 부진 대체한 박지규 카드도 실패
2차 드래프트 통해 내보낸 손주인 공백 커
LG 트윈스의 2루 자리가 불안하다.
베테랑을 팀에서 내보내면서까지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지만 현재까지는 성과가 영 신통치 않다.
올 시즌 LG는 주전 2루수로 강승호를 점찍었다. 하지만 강승호는 타율 0.191 1홈런 10타점에 그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62명의 타자 중에서 타율이 가장 낮다.
그렇다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준 것도 아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실책을 범했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1-0으로 앞선 3회 무사 3루 양성우의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이 실책은 순식간에 4실점으로 연결되며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가급적 선발 라인업을 건드리지 않는 류중일 감독도 결국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냈고, 강승호는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강승호를 2군으로 보낸 LG의 선택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지규였다.
하지만 박지규마저 3일 경기에서 어설픈 플레이와 실책으로 또 다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지규는 전날 LG가 0-2로 뒤지던 5회말 1사 1,3루 위기에서 최재훈의 3루 땅볼 때 양석환의 송구를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여유있게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지규가 평범한 타구를 포구하지 못했고, 그 사이 3루주자 이성열이 홈으로 파고들며 추가점을 헌납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미숙한 플레이로 인해 LG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헌납했다.
불안했던 박지규는 결국 7회말 해서는 안 될 실책을 범했다.
LG가 3-4로 뒤진 7회말 1사 2루 위기에서 양성우의 우전 안타가 나왔고, 2루주자 이용규가 3루에 머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중계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박지규가 송구를 놓쳤고, 그 사이 이용규가 홈을 파고 들면서 점수차가 벌어졌다. 결국 LG는 7회말에만 4점을 뺏기며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현재 LG의 2루수 자리는 누가 들어가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류중일 감독의 최대 고민거리가 됐다.
버스가 지나간 뒤 손을 흔들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지만 그래도 이쯤 되니 지난해까지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손주인이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LG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손주인을 삼성으로 떠나보냈다. 실력만 놓고 보면 보호선수 40명 안에 당연히 들어야 마땅하지만 LG는 리빌딩을 명목으로 일부 베테랑들과 이별을 택했다.
문제는 2루에 확실한 대안이 없음에도 불구, 손주인을 떠나보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LG 소속으로 115경기에 나와 타율 0.279, 33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삼성으로 팀을 옮겨 비록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타율 0.344로 여전히 녹록치 않은 방망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손주인은 LG 시절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팀에 기여하는 바가 컸다. 주 포지션인 2루뿐 만이 아니라 3루수와 유격수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선수다.
LG에 계속 있었다면 4번 타자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져나간 3루수 자리를 대체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이 경우 양석환이 3루로 이동하지 않고 계속 1루에 머물며 타격에만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었다.
물론, 결과론이긴 하나 현재까지는 LG가 손주인을 내보낸 것이 패착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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