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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고가’ 혜택 집중한 데이터 요금제 득과 실은...


입력 2018.07.23 14:27 수정 2018.07.23 14:51        이호연 기자

3만원대 저가요금제 및 전체 매출 악화 불가피

ARPU 업셀링...가입자 ‘락인’ 효과 초점

SK텔레콤의 'T플랜' 인포그래픽.ⓒSK텔레콤
3만원대 저가요금제 및 전체 매출 악화 불가피
ARPU 업셀링...가입자 ‘락인’ 효과 초점


SK텔레콤이 지난 18일 ‘T플랜’ 요금제를 출시하며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인 가운데 이에 따른 득과 실이 주목된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에 이어 SK텔레콤까지 동참하며 100GB 데이터 소비 시대의 포문을 열면서 신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효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의 요금제는 저가와 고가 요금제에 초점을 맞춰 기존 5만~6만원대 요금제 가입자는 추가 요금을 더 주고 상향 요금제를 이용해야 할지 기로에 놓였다.

3만원대 7만원대 가입자, 신규 요금제 ‘유리’

SK텔레콤이 선보인 ‘T플랜’ 요금제와 KT가 출시한 ‘데이터 온’ 요금제는 부가 혜택에서 차이가 날 뿐 기본 구성은 비슷하다.

요금제를 뜯어보면 양사 모두 3만원대 요금제에서 기존 300MB 데이터 제공량을 1GB대로 늘렸다. SK텔레콤은 1.2GB로 KT보다 0.2GB를 더준다.

초고가 요금제 역시 기존보다 혜택과 데이터 제공량은 대폭 늘렸다. 데이터 제공량 100GB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T플랜 ‘라지’ 요금제는 월 6만9000원이다.

기존 6만5000원대 요금제에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11GB이고 추가로 2GB정도를 더 준다. 월 7만9000원 요금제부터 150GB 데이터를 제공하고 가족끼리 공유가 가능하다. 10만원대 요금제는 데이터가 무제한이다.

KT역시 월 6만9000원대 요금제에서 기본 데이터 제공량 100GB를 준다. 기존 6만5000원대에서는 10GB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추가로 2GB를 더 주는 방식이다. KT는 월 8만9000원 요금제부터 속도 용량 제한없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지급한다.

기존 3만원대 요금제와 7만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하던 가입자라면 새로운 요금제로 옮기는 것이 이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입자 대부분이 몰린 5~6만원대 요금제 가입자는 추가 요금을 더 주고 데이터 100GB 제공 요금제로 옮기든지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는 것 중 선택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스마트폰(4G LTE)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6.9GB였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월평균 사용량은 20GB를 넘지 못했다. 월 100GB를 사용하는 가입자는 1% 미만에 불과했다.

KT의 '데이터 ON' 요금제 설명 인포그래픽.ⓒKT
가입자 이탈 방지, 데이터 사용↑...실적에는 ‘미미’

5~6만원대 가입자가 신규 요금제로 옮기지 않는다면, SK텔레콤과 KT는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신규 요금제로 데이터 트래픽이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4인 가족 기중 월평균 매출액(ARPU)이 1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 역시 이와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동통신사는 왜 스스로 제 살을 깎아먹는 요금제를 출시했을까. 현재 통신사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기조가 지속되고 25% 선택약정할인으로 ARPU가 4~5% 급감한 상황에서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단기적 수익 악화를 감안하더라도 데이터 사용량 증대와 가입자 ‘락인’(lock-in·잠금) 효과로 이탈방지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신규 요금제를 보면 월6만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면 일부 초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의 ARPU하락 현상이 있을 수 있겠지만, 5~6만원대 요금제 가입자의 요금제 업셀링(상향이동판매)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월3만3000원에 1GB를 제공하는 데이터 베이직 요금제 역시 마찬가지”라며 “신규 요금제 출시는 보편요금제 도입 압력을 낮추는 동시에 5G 도입전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ARPU 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통신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요금제는 전체적으로 ARPU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도 “150GB 데이터 제공에서 가족결합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락인 효과와 데이터 전체 사용량 증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연구원은 “양사의 신규 요금제가 25% 선택약정할인에 따른 수익성 악화나 올해 실적 개선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제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시점은 가입자 증가 폭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유플러스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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