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고정비 압박 심화…'무급휴직' 놓고 노사 힘겨루기
유휴인력 따른 고정비 부담…인원감축은 예고
수주절벽 여파가 지속되며 고정비 절감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체들이 ‘무급휴직’을 놓고 노조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및 임금협상(임협)에서 노조와 무급휴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조선업계의 인력감축은 일찌감치 예고돼 왔다. 조선 3사는 지난 2016년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 계획이 마련될 당시 2020년까지 각각 30%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올해까지 세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해 4000명가량의 인원을 줄였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2년간 3000명 내외의 인원감축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목표 수준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4번째 희망퇴직을 예고한 상태지만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추가 인력감축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저항이 거센 탓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다”며 “만약 달성이 어렵다면 4분기에 인력감축 검토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수주절벽 여파가 길어지며 일감은 부족하고 유휴인력이 발생하면서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극심해졌다. 당장 추가 인력감축 없이 인건비를 줄이려면 무급휴직 실시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올해 조선업체들의 임단협 및 임협 주요 쟁점은 ‘무급휴직’이 됐다. 사측은 노조에 무급휴직 시행의 불가피성을 호소하고 있으나 노조는 생계비를 보장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작년 가을부터 순환휴직과 교육 등을 통해 유휴인력을 운영해왔지만 해양쪽 일감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고정비가 부담돼 무급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무급휴직 교섭 중이지만 노측에서 유급휴직과 전환배치를 주장하고 있다”며 “노사 간 의견이 팽팽하기에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노사 간 무급휴가를 추진 중이지만 전례 없는 일로 타협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무급휴직 대신 임금 10% 반납을 통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오히려 임금인상을 요구해 임단협이 난관에 봉착했다.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국민 혈세를 지원받는 과정에서 사측에 협조적이었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6월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강경세로 전환했다. 올해 4.11%의 임금인상을 요구한 데 이어 최근 파업 결의 및 찬반투표 가결 등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국민 혈세를 지원받은 형편에 임금을 올릴 수는 없다”면서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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