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37년만에 기자회견 "모교 와세다에 자료 기증"
'노르웨이의 숲' 초고 등 일체 기증될 듯
와세다大의 '하루키 기념관' 제안은 고사
'노르웨이의 숲' 초고 등 일체 기증될 듯
와세다大의 '하루키 기념관' 제안은 고사
세계적인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37년만에 기자회견을 갖고, 모교 와세다대학교에 작품 활동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무라카미는 지난 4일 와세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자신의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영화화한 1981년 이후 37년만의 기자회견이다.
이 자리에서 무라카미는 "40년 가까이 소설가로 글을 써오다보니 마루바닥까지 엉망이 될 것 같아 4~5년 전부터 (기증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아이가 없어 (사후에 자료가) 흩어질 것도 걱정됐다"고 밝혔다.
작품활동 자료 기증의 장소로 모교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 장소를 검토했지만, 가장 차분하고 안정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1949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무라카미는 와세다대 문학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이번에 모교에 기증하기로 한 자료에는 자필 원고와 편지·장서 등 작품활동과 관련한 일체의 자료가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430만 부가 팔리는 공전의 히트작 '노르웨이의 숲'의 초고 노트도 기증 자료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카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고는 중요한 자료"라며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와세다대는 기증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외 문학연구가들이 무라카미의 작품을 연구할 수 있는 연구소를 개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와세다대 측은 '하루키 기념관' 설립을 제안했지만, 무라카미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라카미는 "처음에는 '하루키 기념관'을 만들자는 안이 있었다"면서도 "내가 아직 죽지 않아서…"라고 사양한 사실을 시인했다.
하루키 연구소 설립으로 와세다대는 국내외 하루키 소설 매니아들에게 중요한 방문 장소로 부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 또 하나의 관광 자원이 생겨났다는 분석이다.
무라카미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고댠사의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래, 1987년 '노르웨이의 숲'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적인 소설가 반열에 올랐다. 2009년 '1Q84', 지난해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표하는 등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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