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통화긴축·신흥국 불안 리스크에 전체 성장률 낮아져
내년 수출 증가율 3.0%…글로벌 경제 불안 여파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품목 업황이 나빠지면서 한국의 내년 수출 증가율은 올해(5.8% 추정) 보다 낮은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미·중 통상갈등, 브렉시트(3월), 반도체 가격 하향 안정화, 미국의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등이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28일 발표한 '2018년 수출입 평가 및 2019년 전망'에 따르면 내년 수출 규모는 6250억달러로 올해(6070억달러 추정) 보다 3.0% 늘고 수입은 3.7% 증가한 55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증가율 5.8%, 12.2% 보다 감소한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서버제품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무인차 등 신시장 성장에 힘입어 단일품목 최초로 1300억달러 돌파가 예상되나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수출 증가율은 올해 30.4%에서 5.0%로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선박은 지난 2년간 증가한 수주 물량 인도와 전년 부진의 기저효과로 10% 증가한 220억달러가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국내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수출물량 확대로 5.2% 늘어난 549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기계는 중국·미국·인도 등 주요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미·중 통상 분쟁, 신흥국 불안 등으로 증가세가 올해(12.1%) 보다 둔화된 2.2%에 그칠 전망이다. 컴퓨터는 기업용 클라우드 서버 및 개인용 PC 수요 확대로 SSD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반면 자동차는 신차 출시, 친환경차·SUV 수요 증가 등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세단 수요 감소 및 미국 금리인상 등에 따른 신흥국 불안으로 수출이 전년 수준(-0.9%)인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호조에도 불구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2.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무선통신기기·가전은 해외생산 확대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철강은 미국 수입규제 등으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각각 3.2%, 2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은 중국의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미국 수입구제 등 보호무역으로 올해(-1.8%) 보다 낮아진 -7.4%를 나타낼 전망이다.
한편 올해 우리 무역은 2년 연속 1조달러를, 수출은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를 각각 넘어서면서 세계 수출 순위 6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 등은 수출 최대실적 달성이 기대되고, 소재·부품 무역흑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선제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기술경쟁력 확보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메모리는 한국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국내업체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 및 해외시장 다변화 노력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내년 우리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나 세계 보호무역 기조 지속, 브렉시트, 선진국의 통화긴축, 미국의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불안요인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환율 및 금리 변동성 확대 등 단기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소재·부품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통상 리스크 대응, 소비재·신산업 수출경쟁력 강화 등 우리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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