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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리더십' 본격화…현대차그룹 시무식 첫 주재


입력 2019.01.02 11:57 수정 2019.01.02 17:15        박영국 기자

연말 경영진 세대교체 이어 그룹 비전 밝히며 전면에 나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연말 경영진 세대교체 이어 그룹 비전 밝히며 전면에 나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 시무식을 처음으로 주재하고 본인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리더십 발휘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수석부회장 승진과 함께 그룹 경영업무 전반 총괄을 맡은 이후 연말 인사를 주관하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데 이어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전면에 나선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현대차그룹 시무식을 주재하고 임직원들에게 그룹의 비전과 중장기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날 시무식에서 “지금까지의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하여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며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고,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이었던 ‘품질경영’, ‘현장경영’을 계승하겠다면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라는 자신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그룹 리더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했다.

그동안 완성차 부문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집중해 왔던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부품 및 철강부문, 건설부문, 금융/서비스 부문의 비전까지 언급하며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부회장 및 사장단 인사에서 정몽구 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던 부회장·사장급 경영진들을 대거 퇴진시키거나 비주력 계열사로 이동시킨 바 있다. 대신 자신이 영입한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사장, 언론인 출신 공영운 사장 등을 핵심 요직에 배치하며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이어진 임원인사에서는 40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함과 동시에, 자신을 도와 그룹의 미래를 이끌 중장기 리더 후보군을 포진시켰다.

이같은 인사이동에 이어 이번 새해 시무식에서 전면에 나선 것은 현대차그룹에 도래한 ‘정의선 체제’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보임 이전까지만 해도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본인이 전면에 부각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책을 맡은 이후 확연히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 공식 행사나 외부 행사에 그룹을 대표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정 수석부회장의 이러한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시무식에도 정 회장은 직접 참석하지 않고 시무식에 앞서 정 수석부회장에게 “품질, 안전, 환경과 같은 근원적 요소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한 치의 양보 없는 태도로 완벽함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는 충고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이 친환경·자율주행·커넥티드·공유경제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바뀌는 급변기인 만큼 외부의 기술과 경영방식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젊은 리더의 존재가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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