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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올해 V자 회복 美·中에 달렸다


입력 2019.01.25 12:32 수정 2019.01.25 13:31        박영국 기자

SUV 비중 높이고 신차 잇달아 출시해 수익성 회복 전력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SUV 비중 높이고 신차 잇달아 출시해 수익성 회복 전력

지난해 나란히 실적 부진을 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를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선언했다. 턴어라운드를 성공하기 위한 관건은 역시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다.

기아자동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8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매출액 54조1698억원, 영업이익 1조15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74.8%에 달하지만 여기에는 2017년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충당금 반영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전날 경영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매출은 94조2516억원으로 0.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47.1% 감소) 났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8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부터 7조원대, 6조원대, 5조원대, 4조원대로 매년 1조원씩 떨어지다 지난해에는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기아차 역시 2013년 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가 2014~2016년 2조원대에 머물렀다. 2017년에는 통상임금 패소로 9777억원 규모의 충당금 폭탄으로 1조원 미만(6622억원) 영업이익에 그쳤다가 그나마 지난해 1조원대로 회복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실적부진 배경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선진국 경기둔화, 환율악재 등 경영환경 악화와 미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한 투자비 지출 등을 꼽았다. 3분기 발생한 대규모 리콜비용도 실적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는 양사 모두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겠다는 각오다. 판매목표는 현대차가 전년 대비 2% 증가한 468만대, 기아차가 3.9% 증가한 292만대를 내세웠다. 양사 도합 760만대로 전년 대비 증가율은 2.7%에 불과하지만 SUV 비중을 늘리고 높은 가격대의 신차를 잇달아 출시해 수익 측면에서는 뚜렷한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미국시장,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로 신시장 공략…SUV 라인업 강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세계 양대 시장이자 그동안 부진했던 미국과 중국에서의 실적 회복이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그동안 자동차 수요 감소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현대·기아차가 고전해 왔다. 올해도 미국 자동차 시장의 대내외적 환경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지난해 소폭 성장에 그친 자동차 산업수요가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며, 판매 확대를 위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 불안,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공세,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 등도 현대·기아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의 동반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악재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공략 포인트는 미드사이즈 SUV 시장 공략이다. 국내에서는 대형 SUV로 분류되는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를 잇달아 투입해 그동안 현대·기아차에게는 공백 상태였던 이 시장에 진출하며 참여 시장 규모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미드사이즈 SUV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도 무려 6%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전체 시장의 9.3%를 점유했다.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를 출시함으로써 현대·기아차는 시장 규모를 9.3% 더 늘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들 차종은 고가의 대형 차급에 속한 만큼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상무는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타깃 시장인 북미 권역에 4~5월부터 팰리세이드 양산을 시작하고, 리드타임을 고려해 지역별 론칭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도 “올해 미국에서 텔루라이드 등 신차 출시로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제품 믹스를 개선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텔루라이드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토요타 하이랜더, 혼다 파일럿과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차로 호평을 받았고, 오프로드 이미지가 강해 미국 시장에 잘 맞는 차”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외에도 엔트리급 SUV 신차와 신형 쏘나타를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며, 제네시스 G80 풀체인지 모델과 제네시스 최초의 SUV 차종인 GV80을 출시해 프리미엄 라인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기아차도 미국 내 볼륨 차종인 쏘울 풀체인지 모델과 소형 SUV SP2,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이 올해 출시돼 텔루라이드의 뒤를 받친다.

◆중국시장, 현지 특화모델 잇달아 출시…위축된 딜러망 회복

중국 시장 역시 현대·기아차가 고전했던 시장이다. 산업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중국 현지 기업들의 공세가 치열한데다 2017년 사드 사태 여파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특히 사드 사태 당시 판매 부진으로 위축된 중국 내 딜러망 회복도 필요하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략형 차종을 강화하고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는 한편,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딜러망을 강화해 중국 시장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구 상무는 “지난해 4분기 출시한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를 중심으로 신형 싼타페와 쏘나타, ix25 등의 신차효과를 앞세워 판매를 견인할 것”이라며 “중국 친환경차 육성 정책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기존 2개 차종서 올해 중으로 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를 스마트화, 고급화해 중국 현지 브랜드와 차별화하고, 현지 딜러들의 경영환경 안정과 인센티브의 합리적 운영을 통한 수익성 향상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중국 시장에 다수의 신차를 투입한다. 주 전무는 “주요 신차 투입으로 현지 공장 가동률을 개선하고 판매를 정상화해 중국 시장 판매를 전년 대비 4만대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출시된 NP와 KX1의 신차효과가 본격화되고 볼륨모델인 K3 풀체인지 모델이 4월달에 출시되며 하반기 소형 SUV SP2까지 판매를 시작하면 신차효과 및 라인업 구성 효율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중국 현지 딜러들이 많이 위축됐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딜러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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