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관계자조차 "역시 잘생기고 봐야할 일"
여성·젊은층 인기로 '총선 경쟁력' 간접 증명
"전략적 지지해달라" 메시지 전파는 숙제 남아
오세훈, 서문시장 나타나자 온통 "잘생겼다"
상가 관계자조차 "역시 잘생기고 봐야할 일"
25일 '보수의 심장' 대구 서문시장이 들썩거렸다. 오세훈 자유한국당 미래비전위원장은 이날 대구시청과 대구시의회를 들른데 이어,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시장에서 국수로 점심식사를 했다. 서문시장을 처음 방문한 오 위원장이 이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잘생겼다"였다.
오 위원장이 시장을 지나가자 상인들은 "인상이 너무 좋다"며 반색했다. 오 위원장과 악수한 뒤, 입을 가리며 웃는 시민들이 부지기수였다. 여성 두 명은 오 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뒤, 갈 길을 가면서 자기들끼리 "잘생겼네?", "잘생겼다"라고 평가를 나눴다.
종합편성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상인과 시민들도 많았다. 한 상인은 가게에서 앞으로 뛰어나오더니 "맨날 TV 보고 미남이라캤는데"라며 "실물이 더 잘생기셨네"라고 칭찬했다. 다른 상인도 "진즉 한 번 뵙고 싶었다"며 "(TV보다) 더 젊어보이신다"고 했다.
시장 통로로 지나가다가 소리를 크게 내 오 위원장을 부른 뒤 "'아내의 맛' 열심히 보고 있다"며 "팬이다. 지지하겠다"고 하는 시민도 있었다.
때마침 점심시간을 맞아 국수가 나오길 기다리던 한 여성은 "서울에서 이 멀리 오셨네"라고 반색하며 "한 그릇 잡숫고 가이소"라고 옆의 빈자리를 권했다. 오 위원장은 "안 그래도 (국수를) 먹으러 가고 있다"고 정중히 사양했다.
시장이 떠들썩해지자 한 상인은 "오시니까 시장이 다 사는 것 같다"며 "너무 반갑다"고 덕담을 건넸다. 오 위원장을 점심식사 자리로 인도하던 상가연합회 관계자가 "역시 사람은 잘생기고 봐야 한다"며 웃을 정도였다.
오세훈 향해 먼저 "정권교체!" 외치는 상인도
"많은 환영과 반김, 기분좋고 즐겁고 고맙다"
이날 오 위원장은 한국당의 취약 지지층인 여성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키가 오 위원장만한 훤칠한 청년이 활짝 웃으며 먼저 다가와 함께 셀카를 찍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자 오 위원장의 입에서는 이날 그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아이고, 잘생겼네."
일부 상인과 시민들은 다가온 2·27 한국당 전당대회에 오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오 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오 위원장은 화들짝 놀라 "아직 축하받을 일은 없다"며 "도와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수집에서 일하던 한 여성은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먼저 "정권교체!"를 외쳤다. 정치인에게서나 나올법한 말을 먼저 건네주는 상인에게 놀란 듯 오 위원장은 반색하더니 함께 주먹을 불끈 쥐며 "정권교체! 너무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쓴소리'를 하는 상인들도 말투는 너그러웠다. 한 상인은 "골목 한 번 들어가보소. 다 비었다"라며 "껍데기만 돌아다니면 뭐하느냐. 살 수 있게 좀 해달라. 손님이 아무도 없다"고 질타했다.
오 위원장이 "우리들이 잘못해서 나라가 어렵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자세를 낮추자, 상인은 "욕하는 것도 좋아하니까 욕도 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처음 방문한 서문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환영을 받은 것과 관련해, 오 위원장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 위원장은 대구 서문시장 방문 직후 취재진과 만나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시고 반가워해주신 것까지는 기분좋고 즐겁고 고마운 일"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안쪽으로 들어가보라고 해서 들여다보니까 정말로 사람이 없더라"며 "설이 불과 열흘 정도 남았는데 장사가 안되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여성·젊은층 인기로 '총선 경쟁력' 간접 증명
"전략적 지지해달라" 메시지 전파는 숙제 남아
시장 순회에 앞서 열린 상가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오 위원장은 "상인 여러분들이 어려운 것을 내가 백분의 일이나 할 수 있겠느냐"며 "항상 죄송스런 마음 뿐이고, 꼭 내년 총선을 승리해 정권을 되찾아와서 어려워진 경제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데 기여하겠다는 각오"라고 다짐했다.
이처럼 서문시장 입성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오 위원장의 1박 2일 대구·경북 행보의 애초 취지는 다가오는 2·27 전당대회에서 수도권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당대표 후보를 '전략적 지지'해달라고 TK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이날 서문시장에서의 인기를 보여줌으로써 오 위원장이 한국당의 취약계층인 여성·청년으로부터 지지를 되찾고, 나아가 수도권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간접적으로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메시지가 '저렇게 여성·청년들로부터 인기가 많으니 오세훈이라면 수도권에서도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간접적인 형태로 전달됐을 뿐, 논리적으로 명징한 설명은 오히려 압도적인 '이미지'에 묻혔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어떻게 대구·경북에 '수도권에서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을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하고 전파할 것인지는 오 위원장에게 여전한 숙제로 남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오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수도권에서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대구·경북이 전략적으로 지지해달라는) 내 호소가 쉬운 설명은 아니다"라며 "적어도 2~3분 정도는 골똘히 생각을 해야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퍼져나가는데 시간은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내 호소가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유권자들께 잘 전달되고 있는지는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며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으로 판단을 한다면 사실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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