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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지식인연대 김흥광 "자유조선 관계자와 교감 이뤄졌다" 주장


입력 2019.03.31 02:00 수정 2019.03.30 21:00        이배운 기자

김흥광 NK지식인연대대표 일문일답

"통화내용 공개 말라고 했지만, 우리 입장 표출할 다른 방법 없어"

"탈북민과 연계한적 없다는 공식입장은 다른 의도 깔려있어"

김흥광 NK지식인연대대표 일문일답
"통화내용 공개 말라고 했지만, 우리 입장 표출할 다른 방법 없어"
"내달 워싱턴 북한 관련 행사에 탈북자 단체장들 참석여부 물어봐"
"탈북민과 연계한적 없다는 공식입장은 다른 의도 깔려있어"


'자유조선을 위한 선언문'을 낭독하는 자유조선 조직원 ⓒ자유조선

탈북자 단체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자신이 지난 24일 저녁 9시에 자유조선(前천리마민방위) 관계자로부터 전화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통화 내용 일부분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27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자유조선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자유조선은 북한 내 반 김정은 결사조직의 해외 공작팀 ▲자유조선 멤버들은 고도로 훈련된 북한 특수기관의 전직 전투요원 ▲뛰어난 기술 활용 능력 보유 ▲평양 본부조직의 존재 및 정권을 타도하는 마지막 거사를 준비중 등의 내용을 설명들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같은 주장이 알려지자 자유조선은 공식 홈페이지에 "우리는 엄격한 보안상 한국에 거주중인 그 어떤 탈북민과도 연계를 맺거나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즉각 부인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자유조선의 입장문은 표면상의 메시지와 달리, 안전유지 차원의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Q. 자유조선 관계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화를 받았나.
모바일 메신저 앱을 통해 연락이 왔다.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보안이 철저하다는 지인 추천을 받아 설치해 놓았던 앱이였다. 만약 언론의 보도대로 에이드리언 홍이 자유조선과 연관된 것이 맞다면 그를 통해 내 연락처를 알았을 것이다. 에이드리언 홍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에이드리언 홍이 설립한 북한 인권단체인 '링크(LiNK)' 사무실을 방문해 다른 담당자를 만난 적이 있다. 또 나는 방송에 출연하는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편이니 연락처를 입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Q. 자유조선 관계자는 자신을 어떻게 소개했나.
그는 처음에 자신을 자유조선 관계자라고 소개했다. 내가 동명의 국내 단체와 헷갈려하자 '천리마 민방위는 아시느냐'라고 되물었고, '안다'고 하자 '저는 천리마 민방위 소속입니다'라고 말했다. 내가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말하니까 '저희들도 할 일은 하죠'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런 문답이 즉각 오고간 것이 아니라 뭐 한마디만 할 때도 한참 뜸을 들인 뒤 대답을 하는 식이어서 중간에 자꾸 통화가 끊기는 줄 알았다. 목소리도 기계음 처리돼 있어 비밀유지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였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가 ‘천리마민방위 드디어 국내탈북단체와 접촉’ 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자유조선 관계자와 통화해 알게 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NKTV 유튜브 영상 캡처


Q. 비밀에 부쳐야할 전화내용을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통화 내용을 절대로 발설하지 말라고 부탁했지만 우리가 거기에 얽매여야 할 것은 아니다. 일단 우리(탈북자)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으면 그것이 북측 공작기구의 접근은 아닌지 매우 조심스럽다. 그런데 우리는 그쪽의 연락처를 아는 것도 아니니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우리 입장을 표출하는 수 밖에 없다. 북한 정찰총국이라 하는 작자들과의 싸움이다. 자유조선의 활동에 훼방을 놓거나 우리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어먹을게 뭐 있겠나.

Q. 자유조선은 국내 탈북자단체와 접촉한 적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 의도는 3가지 중에 하나로 추측된다. 첫 번째는 우리가 혹시라도 무언가에 말려들까봐 걱정해(교란 차원에서) 그렇게 말한 것. 두 번째는 우리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더 이상 상종하지 않겠다고 손사래를 친 것, 세 번째는 그 연락한 사람이 정말로 자유조선 관계자가 아니라 수상한 인물이니 다른 각도로 생각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어쨌든 자유조선이 이렇게 입장을 내놨으니 북한에서 공작하는 작자도 '아 이 사람들이 굉장히 각성돼 있구나'하고 움츠러들 것이다.

Q. 지금은 통화했던 그가 자유조선 관계자라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거의 그렇다고 확신하고 있다. 왜냐면 그들의 반응이 너무나도 빨랐기 때문이다. 나는 그와 24일 밤에 통화를 갖고 3일 뒤인 27일 밤에 그 통화내용을 주제로 한 개인방송을 내보냈다. 그리고 UTC 시간 새벽 2시에 (한국시각 28일 오전 11시) 자유조선 공식 페이지에 반박 입장이 올라왔다.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자유조선은 홈페이지에 그렇게 자주 게시물을 올리지 않는다.

Q. 자유조선 관계자가 맞다면, 그가 전화를 건 이유는 무엇이었나.
4월 말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16차 북한 자유주간 행사에 탈북자 단체장들이 올 것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어디에서 투숙할 예정인가 등도 물었다. 그는 '곧 마지막 거사를 보게 될 것이다. 해외 탈북자 단체들도 힘을 모아야할 필요가 생겼으니 이번 워싱턴 행사에서 같이 만나 인사하고 통성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서 접촉하기 전에 언질을 준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보위국의 함정일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래서 (안전 확보 차원에서) 그와의 통화내용 일부를 공개한 것이기도 하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오른쪽 세번째)와 탈북자단체·북한인권단체 대표들이 2014년 ‘북한의 회유·협박·테러위협에 대한 북한민주화운동가들의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Q.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마지막 거사'를 언급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이런 사람이야'라고 유세를 한 것이다. 첫 통화인 만큼 서로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결코 세력이 약하지 않다', '이것은 확실한 거사이고 그만한 역량이 있다'며 우리끼리 알아들을 수 있는 교감이 이뤄졌다고 본다.

Q. 통화에서 개인방송에 공개한 내용 외에 다른 얘기가 있었나.
있기는 했지만 첫 통화이다 보니 양측이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나는 개인 방송을 통해서 그날의 통화 내용을 더 이상 추가적으로 밝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제는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겠나. 아마 워싱턴에서 자유조선 관계자를 만나면 추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Q. 자유조선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그가 김대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나는 탈북자 네트워크에서 나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탈북인권단체 총연합회를 구성하고 통일부 남북하나재단에서 3년간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전국 탈북자들의 삶에 대해 어느정도 들여다봤다. 또 NK지식인연대 대표가 되자마자 '우리가 스스로 노력하고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로 탈북자들도 석사·박사 과정을 취득하자고 했다. 이 목표를 처음 세울 당시에는 남한에 탈북자 출신 박사는 없었고 석사가 4명 있었다. 그러나 작년 기준 탈북자 출신 박사가 45명이 넘고 석사는 백수십명에 이르게 됐다. 물론 분야는 북한학이 많은 편이지만 꽤 다양하고 나는 공학박사 학위가 있다. 이런 노력들을 하다보니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얻었다.

Q. 다시 연락해 올 것으로 보는가
이런 진심을 읽었다면 그 통화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본다. 조만간 또 다른 접촉을 시도해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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