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바르보자vs게이치, 폭격기와 탱크의 격돌
31일 UFC on ESPN 2'에서 라이트급 매치
화끈한 타격 선호하면서도 파이팅 스타일 극명 대조
'주니어' 에드손 바르보자(33·브라질)와 '하이라이트' 저스틴 게이치(30·미국)가 격돌한다.
둘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 파고 센터에서 열리는 ‘UFC on ESPN 2’ 무대에서 맞붙는다.
UFC 라이트급 ‘랭킹 6위’ 바르보자와 ‘랭킹 8위’ 게이치는 비슷한 처지다. 체급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주목 받았던 것도 잠시, 중요한 고비에서 연패에 빠지며 상위권 경쟁에서 밀려났다. 1승을 거두며 숨을 돌리긴 했지만, 예전의 기대치를 회복하려면 강렬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향후 행보를 가를 중요한 일전이고, 흥미가 보장된 매치업이다. 스탠딩에서의 타격을 주무기로 하는 파이터들의 충돌이라 경기 내내 화끈한 공방전을 예상한다. 때려눕히는 것을 선호하지만 파이팅 스타일은 극명하게 다르다.
바르보자는 전형적인 테크니션 타격가다. 흑인 특유의 탄력적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몸놀림과 스텝이 좋아 거리 싸움에도 능하고 펀치, 킥, 무릎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무에타이 무대에서 25승 3패(22KO)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MMA에 입성한 바르보자는 테이크다운 디펜스형 타격가로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UFC에서 20경기를 소화하며 14승 6패로 라이트급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굳혔다. 커리어 사상 최근 2연패가 첫 연패다.
바르보자의 경기는 보는 재미가 있다. 타격가에게 필요한 무기를 고르게 갖춰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를 넉 아웃시키거나 그로기 상태로 빠뜨린다. 그를 상대로 어설픈 거리를 허용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터지는 돌려차기 성격의 발차기는 타이밍, 궤적 등에서 생소함까지 더해 흐름을 바꾸는 큰 무기가 되곤 한다.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혹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높낮이까지 조절해 휘둘러 긴 동선에 비해 적중률이 높으며 상대가 받는 데미지도 크다. 몸통을 노리고 근거리에서 짧게 들어가는 뒷차기 성격의 스피닝 킥도 위력적이다.
바르보자가 빼어난 타격 테크닉을 앞세워 원거리 파이팅을 선호하는 폭격기 유형이라면, 게이치는 ‘닥공(닥치고 공격)’에 특화된 전진 압박형 탱크 스타일에 가깝다. 게이치는 내구력과 근성을 바탕으로 공격적 압박을 즐긴다.
맷집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공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쉴 새 없이 앞으로 밀고나간다. 난타전에 자신 있는 게이치가 과감하게 양훅을 휘두르며 전진 스텝을 밟으면 대부분 상대는 뒷걸음질 치기 일쑤다.
공격적인 성향이지만 게이치는 서두르지는 않는다. 데미지를 축적시키다가 상대가 집중력을 잃고 빈틈을 보이면 벼락같이 파고들어 강력한 일격을 날린다. 그 순간만큼은 탱크가 아닌 미사일 같은 느낌을 준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190.5cm의 장신 파이터 제임스 빅을 기가 막힌 펀치 한 방으로 1라운드 1분 27초 만에 격침시켰다. 결코 투박하기만한 파이터가 아니다.
로우킥은 게이치의 대표적 무기 중 하나다. 데미지를 입히고 스텝에도 영향을 미쳐 구사비율이 아주 높다. 상대의 앞손이 나오는 타이밍에서 카운터로도 잘 들어간다. 허벅지, 종아리를 가리지 않고 바깥쪽·안쪽에 고르게 적중이 반복되면 상대의 표정은 금세 충격으로 일그러진다.
게이치를 4라운드 TKO로 잡아낸 더스틴 포이리에도 끊임없는 로우킥 세례에 심한 데미지를 입은 바 있다.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 후 포이리에는 오른쪽 허벅지와 종아리가 멍든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만큼 게이치와 싸우는 상대들은 이기든 지든 상당한 데미지를 각오해야 한다.
물론 바르보자는 여유만만하다. 강력한 무에타이 선수 출신이다. 로우킥이라면 지겹도록 맞아봤다. 게이치의 로우킥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다양한 무기를 앞세워 게이치의 전진을 멈추고 부수겠다고 자신한다. 대부분의 팬들과 관계자들은 공격옵션, 테크닉, 기동력 등 대부분 타격 능력치에서 바르보자가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게이치로서는 바르보자 특유의 거리를 좁혀야 승산이 있다. 순수 타격으로는 체급 내 최강이라 평가받는 바르보자가 거리싸움, 정타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언제나 그랬듯 게이치는 압박을 거듭하며 진흙탕 싸움을 통해 승부를 걸 것이 분명하다. 색깔 다른 두 타격 병기의 정면충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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