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수처법 등 기습 '팩스 접수' 시도
정양석 "불법 사보임에 이어 불법 접수냐"
한국당, 스크럼 짜고 애국가 부르며 진입 저지
민주당, 공수처법 등 기습 '팩스 접수' 시도
정양석 "불법 사보임에 이어 불법 접수냐"
공수처법을 의안과에 팩스로 '기습 접수'하려던 시도를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발생하자, 쇼크로 입원했다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병상 사보임 결재에 이어 병상에서 경호권까지 발동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오후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법안을 국회사무처 의안과에 기습적으로 팩스 접수를 시도했다.
법안 성안을 위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오신환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강제 사보임한데 이어, 오후에는 권은희 의원마저 강제 사보임해, 사개특위를 당권파로 채웠다.
공수처법 등이 의안과 팩스로 접수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분개해 의안과 안으로 진입했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은 "불법 사보임에 불법 접수"라며 "의회 사상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기습적인 '팩스 접수'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공수처법은 팩스로 들어갔으나,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대표발의했는데도 표창원 의원 대표발의로 의안정보시스템에 잘못 접수됐다. '팩스 접수' 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검경수사권조정법안은 팩스로 접수조차 되지 못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이 사실을 확인하더니 "대표발의한 사람이 표창원 의원이라고 돼 있는 게 정말 한 편의 코메디"라고 비웃었다.
접수가 제대로 되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은 인편 접수를 위해 의안과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의안과 안팎을 봉쇄·점거하고 있던 한국당 의원들과 엉키면서 극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국당, 스크럼 짜고 애국가 부르며 진입 저지
나경원, 홍영표 찾아갔으나 원내대표 회동 불발
의안과 앞의 한국당 의원들은 펼침막을 둘둘 말아 저지선을 형성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의 진입 시도에 서로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짠 뒤 "헌법수호, 독재타도" 구호와 애국가를 제창하면서 버텼다.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맡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러분, 대한민국 헌법을 지키자"고 독려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안과 안에서도 출입문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진입 저지에 나섰다. 교착 상태를 타개할 방법이 보이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의안과 앞에서 물러났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팩스나 이메일 접수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되지 않아서 인편으로 (법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며 "공수처법도 의안정보시스템에는 (접수)된 걸로 나오는데 백혜련 의원이 발의했는데 표창원 의원으로 돼 있어서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안과 안에 진입한 한국당 의원들이) 팩스를 분리했다고 하면 기물손괴, 의안 접수 과정을 막으면 공무방해"라며 "상황이 정리되면 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병상 경호권' 발동에도 의안 접수가 여의치 않자, 민주당은 의사국장을 외부의 특정 장소로 불러낸 뒤 의안과 밖에서 법안을 접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법 제48조 6항 위배 시비가 있는 일련의 강제 사보임으로부터 시작된 불법 상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나 원내대표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갔으나, 원내대표 간의 만남은 불발됐다.
나 원내대표는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금 야합으로, 불법으로 모든 것을 관철하겠다는 것 같아 매우 유감"이라며 "불법적으로 시작된 지금의 이 모든 시도는 원천적으로 불법이고 원천적으로 무효라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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