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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1Q 흑자전환에도 깊어지는 ‘시름’


입력 2019.05.10 06:00 수정 2019.05.10 06:07        조재학 기자

국제유가 상승으로 1분기 실적개선

회복세 더딘 정제마진에 우려 높아

국제유가 상승으로 1분기 실적개선
회복세 더딘 정제마진에 우려 높아


정유 4사 로고.ⓒ각 사

지난해 4분기 동반적자를 기록한 국내 정유 4사가 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정유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4분기 동반적자를 딛고,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1분기에 각각 3311억원, 329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2704억원, 100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총 1조13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정유 4사가 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주요 원인은 지난해 말 급락한 국제유가의 회복에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26일 배럴당 49.52달러로 바닥을 찍은 후 1분기 들어 6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재고평가이익이 실현됐다.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재고평가손실을 입은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정유사들은 통상 2~3개월 전 구매한 원유를 국내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2~3개월 뒤 판매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이미 사놓은 원유재고분에 대한 평가가치가 올라 실적에 평가이익이 반영된다.

GS칼텍스는 1분기 실적에 대해 “원유가격 상승 등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차익 규모 증가에 따라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국제유가 회복에 따라 재고평가손실이 1분기 환입됐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증권업계

문제는 정제마진이다. 올해 들어 회복의 기미를 보이던 정제마진이 주춤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BEP)은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지난 1분기 배럴당 1.4달러까지 떨어지며 평균 3.2달러에 그쳤다. 이후 4월 들어 평균 4.4달러까지 상승했으나 4월 넷째 주에는 3.4달러로 다시 고꾸라졌다.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글로벌 경기 등 대외요인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유부문의 의존도가 높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 4사 매출의 88%, 영업이익의 63%를 정유부문이 차지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고 국제유가가 올라 정제마진이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유부문은 캐시카우이고, 정유사들이 비정유부문의 미래 수익성을 보고 투자를 시작했으며 결과물이 나오려면 2~3년 정도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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