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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대어 사냥 정찬성, ‘1초 전 KO패’ 딛고 일어서나


입력 2019.06.21 10:56 수정 2019.06.22 20:5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객원기자

지난해 11월 로드리게스전 어이없는 패배

랭킹 5위 모이카노 잡으면 ‘용서’ 받는 구도

[UFC] 정찬성이 상위 랭커 모이카노와 맞붙게 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 게티이미지

정찬성(32·코리안좀비 MMA)이 대어 사냥에 나선다.

‘랭킹 12위’ 정찬성이 오는 23일(한국시각)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그린빌서 펼쳐지는 ‘UFC 파이트 나이트 154’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5위’ 헤나토 모이카노(29·브라질)와 페더급 매치를 치른다.

정찬성이 상위 랭커와 맞붙게 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여전히 ‘코리안 좀비’라는 닉네임은 현지에서도 유명하지만, 병역 의무 이후 출장수가 급감한 데다 지난해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27·멕시코)에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기 때문.

당시 정찬성은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갔다. 태권도를 베이스로 하는 로드리게스는 예상대로 원거리에서 다양한 킥을 앞세워 정찬성을 괴롭혔다. 정찬성이 공격할 수 있는 거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노련한 정찬성은 펀치를 앞세워 로드리게스 안면 빈틈에 꾸준히 유효타를 꽂으며 흐름을 가져갔다. 베테랑의 관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대로 판정까지 갔다면 승리가 확실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이어졌던 지나친 배려(?)가 문제였다. 정찬성은 끊임없이 거듭된 로드리게스의 과도한 쇼맨십성 퍼포먼스에 일일이 답해줬다. 정도가 지나쳤다. 지켜보던 팬들 사이에서도 짜증스러운 반응이 쏟아졌다.

그리고 사고가 터졌다. 정찬성은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화끈한 난타전을 요구하는 로드리게스 뜻에 친절하게 따라줬다. 시간만 흘려보내면 승리가 확정되는 상황에서 무모한 선택을 했다. 이날 경기는 오랜만의 복귀전으로 내용 보다 결과가 더 중요한 경기였다.

결국, 정찬성은 종료 1초를 남기고 카운터 엘보우를 허용하며 옥타곤 바닥으로 쓰러졌다. 맷집 좋기로 유명한 정찬성도 공격을 시도하다 얻어맞은 카운터라 버틸 재간이 없었다. 로드리게스는 행운의 펀치에 이은 승리로 환호했고, 정찬성을 응원하던 팬들은 탄식했다.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면, 다음 경기에서는 직전 상대보다 급이 낮은 파이터와 매치가 잡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찬성은 로드리게스보다 훨씬 강하고 잘 나가는 차세대 챔피언감으로 꼽히는 모이카노를 만난다.

모이카노 역시 최근 경기에서 패했다고는 하지만 상대는 조제 알도다. 모이카노를 패퇴시킨 알도와 정찬성에게 쓴맛을 안긴 로드리게스와는 레벨이 다르다.

입대 전 정찬성은 큰 패배 이후 더 강해져 돌아오곤 했다. ⓒ UFC

정찬성이 로드리게스전에서 보여준 운영을 고수한다면 패배를 피하기 어렵다. 모이카노는 로드리게스보다도 한 단계 높은 버전의 거리싸움 마스터다. ‘슈퍼보이’ 최두호와의 대결로 더 유명해진 컵 스완슨, 제레미 스티븐스 등 쟁쟁한 터프가이들도 모아키노 아웃파이팅에 당했다.

사각으로 빠지면서 가볍게 던진 잽으로 스완슨을 다운시켰고, 무시무시한 스티븐스의 펀치 러시에 뒤로 빠지면서도 카운터를 계속 날렸다. 타이틀전까지 치렀던 브라이언 오르테가전에서도 사실상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분명 모이카노가 앞섰다.

그만큼 현 페더급에서 ‘거리싸움’, ‘아웃파이팅’ 등을 논할 때 빠져서는 안 되는 파이터가 바로 모이카노다.

정찬성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로드리게스전에서 뼈저린 아픔을 겪은 바 있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모이카노와의 경기를 앞두고 애리조나에서 약 1개월 동안 한국계 타격 코치 에디 차와 훈련을 하는 등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

입대 전 정찬성은 큰 패배 이후 더 강해져 돌아오곤 했다. 일반적인 상성도 무시할 만큼 킬러본능이 돋보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모이카노 우세가 예상되고 있음에도 정찬성 승리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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