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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지정생존자' 허준호의 존재감


입력 2019.08.07 09:40 수정 2019.08.07 09:41        김명신 기자
'60일, 지정생존자' 허준호의 연기내공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tvN

'60일, 지정생존자' 허준호의 연기내공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정책실장 한주승으로 분한 허준호가 청와대에 찾아온 위기 속 냉철한 판단과 따뜻함을 오가는 다채로운 감정 변주로, 극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11회에서는 한주승의 따뜻한 면모가 돋보였다. 한주승은 총탄 제거를 위해 수술을 받게 된 권한대행 박무진(지진희 분)의 곁을 지키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어 그는 정신 없는 박수교(박근록 분)에게 "우린 다 알아. 박대행은 괜찮아. 자네 같은 의전비서관도 옆에 있고"라고 든든하게 힘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최강연(김규리 분)에게는 음료를 주며 "살면서 겪지 않아도 좋을 일들을 너무 많이 겪고 있네요. 청와대에서"라며 박무진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을 처음으로 후회했다는 말과 함께 따스한 위로를 건넸다.

그런가 하면 12회에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인다운 모습으로 팽팽한 텐션을 불어넣었다. 오영석이 정치인으로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차영진(손석구 분)의 말에 그를 흥미롭게 보며 "그 말, 차기 대선 주자로 박대행을 포기한다는 뜻인가", "자네가 찾던 이기는 법을 아는 사람 아닌가? 박대행 보단 오영석 장관 쪽이 훨씬 더"라며 굵직한 한 마디를 던졌다.

또한 오영석(이준혁 분)을 찾은 윤찬경(배종옥 분)을 맞이하던 한주승. 오영석의 독단으로 명인해군기지의 기공식을 강행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윤대표님껜 달라질 게 없을 텐데요. 양진만 대통령이든 박무진 권한대행이든, 오영석 장관이든 대표님은 또 반대하실 게 아닙니까"라며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자아냈다.

극 말미, 사표를 내놓는 차영진에게 한주승은 "차라리 비서실장직에 있으면서 언론의 공격에 대응하는 편이 나아. 자네 정치 인생을 생각해서라도"라며 박무진은 끝까지 대선 출마에 대해 대답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다. 더욱이 박무진을 "자기가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게 중요한 사람이니까. 바짓단에 흙탕물이 튀는 걸 참지 못하는 깔끔하고 고고한 사람"이라고 말해 그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허준호는 청와대 비서진 중 누구보다 정치동향을 빠르게 파악하는 탄탄한 경험을 탑재한 인물 한주승의 감정 동태를 섬세하게 전달, 눈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도 냉철한 판단으로 전략을 세우고 이면에 숨겨진 온화함까지 지닌 한주승을, 깊고 예리한 눈빛과 명불허전 연기내공으로 완성해내며 극의 퀄리티를 높였다. 이에 허준호의 치밀한 연기로 빚어내는 한주승이 마지막까지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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