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편지 낭독 울컥
배우 한지민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을 맞아 기념서를 낭독, 주위를 뭉클하게 했다.
한지민은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읽었다.
이 글은 자신의 어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인 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된 한 유족의 편지다. 여성가족부가 일본군 '위안부' 유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유족의 재확인을 받아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는 "엄마 나이 17살, 전쟁 때 다친 사람을 간호하러 간 게 아니구나. 누군가에게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신거구나.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는 말로 시작됐다.
이어 한지민은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우리 엄마가 겪은 일이라는 게 더 무섭고 싫기만 했습니다. 혹시라도 친구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나,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외면했습니다"라는 대목을 읽어나갔다.
특히 편지에는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다.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라는 엄마의 바람이 담겨 있었다.
또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 받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이런 아픔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일어나겠습니다. 이제 모든 걸 내려놓으시고 소원합니다. 나의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는 다짐도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한지민은 편지를 읽는 도중 슬픔에 북받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날을 기억하기 위해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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