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만 쏙 피해간 與 강력 대응…당내 반발에 정청래 선택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3.17 05:00  수정 2026.03.17 05:09

與, '김어준' 여전히 무대응 기조

"아직 지침 내려오지 않았다"

金 플랫폼에 鄭 주요 지지층 포진

당내 반발에도 척질지는 미지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시·도당위원장협의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뒤흔든 이른바 '공소 취소 거래설'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강경 대응 기조 속에서 의혹 제기 인사 고발에 나선 것과 달리, 김어준 씨에 대해서만 신중론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당내 일부에선 대응 필요성을 제기하지만, 김 씨 측과 가까운 정청래 대표가 결단을 내리기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를 흔들고 갈등을 부추기며 음모론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지금의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낡은 정치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김 씨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명당'에 출연해 당이 김 씨에 대해선 대응하지 않는 것을 두고 "형사 사건으로 대응 여부를 떠나서 이 문제에 대해선 비판받을 만하다"면서 "(김 씨가) 영향력이 큰 만큼 책임도 크기 때문에 김 씨 유튜브 방송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공소취소 거래설'을 두고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지자, 강력 대응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가 이 대통령 공소취소와 검찰개혁안을 맞바꾸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 씨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최고위원처럼 김 씨에 대한 반발이 진화되지 않는 이유는 당의 '강경 대응' 대상에 김 씨만 빠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 씨의 반응이다. 민주당 내에서 책임론을 제기하는 상황이지만, 사과가 아닌 "무분별한 고소와 고발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무고죄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씨의 대응에 당내 일부에선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유감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현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김 씨가 무고죄로 대응하겠다는 것보다는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며 "사전에 인지했든 안 했든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한 상황이라면 무고죄 대응보단 정치적으로 유감 표명을 통해 정리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지난 2024년 12월 1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관련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은 법적으로 검토한 결과 김 씨는 고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내 일부에선 적절한 대응 필요성이 제기됨에도 적극적으로 김 씨 유튜브 방송에 대해 조치하지 않는 이유는 외형상 '언론사'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론사 관련 조치를 논의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김 씨 유튜브 채널은 취재 조직과 보도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주장에 따라 이재명 정부 출범 초반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등록될 정도로 '언론사'로서 대우받고 있다. 그러나 김 씨가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도 기존 다른 언론사와 동일한 조치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 국민소통위원회 민주파출소는 매주 문제라고 판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언론사와 합의해 반론 보도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조치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은 김 씨 유튜브 방송 대응에 대해 "모르겠다"며 조치에 나설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한 정 대표 기조는 강력 대응이지만, (김 씨 관련해선)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김 씨 대응에 대해선) 아직까지 변동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어떤 대응책이 논의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당의 미조치 이면에는 정 대표와 김 씨 간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씨는 유튜브 방송뿐만 아니라 인터넷 매체·커뮤니티 딴지일보도 운영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는 정 대표 주요 지지층이 활동하고 있으며, 정 대표 역시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는 플랫폼이다. 김 씨가 민주당의 '상왕'으로 평가되는 이유도 2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과 제1여당 당대표가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보유해 그동안 진보 진영의 여론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정 대표가 김 씨에 대해 조치에 나설지가 주목되고 있다. 주요 지지층이 포진한 김 씨 플랫폼과 척지는 모양새가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당내 반발이 고조되는 탓에 입장 표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겨우 수습한 이후, 6·3 지방선거를 위해 '단일대오'를 구축하고 있다. 자칫 김 씨에 대한 미조치가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부상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정 대표가 김 씨에 대해 대응할 가능성이 작고, 나아가 김 씨 역시 사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당내 권력 투쟁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일부에선 '공소취소 거래설'을 고리로 김 씨에 대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카더라식 의혹을 던져놓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극우 유튜버들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며 "뉴미디어 시대를 자처한다면 그에 걸맞은 책임과 기준 역시 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권에선 친명계가 김 씨 힘 빼기에 나선 배경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가 당대표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소위 '후원자'인 김 씨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 대표의 김 씨에 대한 미조치, 김 씨의 무고죄 맞대응 행보가 사실상 친명계와의 신경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친명계 관계자는 "김 씨가 사과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지지 않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며 "김 씨 영향력이 전당대회에도 영향력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영향력을 감소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런 신경전은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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