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감독 저리가라’ KBO 신풍속도, KIA·롯데는?
10개 구단 중 스타 출신 감독은 고작 3명
데이터 야구, 팀 매니지먼트 최적화 인물 중용
KBO리그 사령탑의 선임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 스타 출신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이름값에 기대지 않는 생소한 인물들이 전격 발탁되는 분위기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달 30일 제15대 사령탑으로 허삼영 감독을 선임했다. 야구팬들에게 낯선 인물인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 고졸연고구단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해 1군 무대에 단 4경기만 나왔고, 2.1이닝 평균자책점 15.43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선수 생활을 접은 뒤에는 전력분석 업무를 주로 담당해고 감독 선임 이전까지 삼성의 전력분석팀장과 운영팀장을 겸임했다.
생소한 인물은 허 감독이 처음이 아니다. NC 이동욱 감독 역시 현역 시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고 이른 나이에 은퇴해 전력분석원과 수비 코치 자리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섰다.
키움 장정석 감독도 마찬가지다. 장정석 감독은 감독을 맡기 전 코치직 경험조차 없었던 인물로 구단 프런트 일만 주로 맡았다.
마지막까지 선두 싸움을 벌인 두산과 SK도 스타 출신과는 거리가 먼 인물을 사령탑에 앉혔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현 키움) 시절, 면접을 통해 감독직을 따낸 것으로 유명하며,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현역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오랜 코치 생활을 통해 지도자 경험을 쌓은 뒤 감독지휘봉을 잡게 됐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 할 만한 감독은 LG 류중일 감독과 KT 이강철, 한화 한용덕 감독 등 3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LG를 제외한 나머지 감독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쓰디 쓴 경험치를 얻게 됐다.
지도력과 이름값이 일맥상통하지 않는다는 법칙은 현재 공석인 KIA, 롯데에도 적용된다. 시즌 초 지휘봉을 잡았던 KIA 김기태 감독과 롯데 양상문 감독은 현역 시절 레전드로 불릴 만한 족적을 남겼던 스타 출신이다.
김기태 감독의 경우 2017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불과 1년 만에 팀 추락을 막지 못했고 올 시즌 리빌딩마저 여의치 않으며 사퇴 수순을 밟았다. 양상문 감독도 마찬가지로 가시밭길만 걷다 부임 첫 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이제 관심은 오프 시즌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해야 할 KIA, 롯데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다. 최근 감독을 교체한 팀들은 세이버 매트릭스 등 데이터 야구를 적극 활용하거나 팀 매니지먼트에 능통한 인물들을 적임자로 삼았다. 여러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KIA, 롯데도 트랜드를 좇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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