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피격에 홍콩 시민들 분노…中 기업 점포 집중 공격
췬완·사틴·정관오·웡타이신 등 곳곳서 시위 격렬
현지 경찰, 고등학생 쏜 1발 포함 실탄 6발 발사
중국 국경절에 벌어진 시위에서 18세 고등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은 사건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홍콩 내 중국 기업 점포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3일 연합뉴스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췬완, 사틴, 정관오, 웡타이신 등 홍콩 곳곳에서 고교생 피격 사건을 규탄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고교생 피격 사건이 발생한 췬완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중국은행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를 때려 부쉈으며,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대리점도 공격해 기물 등을 훼손했다. 시위대는 중국인 소유의 마작장도 공격해 내부 시설을 완전히 때려 부쉈으며, 지하철역 곳곳에는 홍콩 경찰을 비판하는 구호 등을 적어 놨다.
사틴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지하철역 내 교통카드 충전기 등을 망가뜨렸으며, 뉴타운플라자 쇼핑몰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웡타이신 역에서는 시위대가 소화전을 부수는 바람에 역내에 물이 넘치기도 했다.
앞선 전날 오후에는 홍콩 도심인 센트럴과 애드머럴티 등에서 경찰 규탄 시위가 벌어졌으며, 홍콩 내 12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동맹휴학과 비협조 운동을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지난 1일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수차례 실탄을 발사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홍콩 시위대의 분노는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당시 시위에서 경찰은 고등학생을 쏜 1발을 포함해 경고사격 5발 등 총 6발의 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당초 경고사격으로 알려진 5발 중 3발이 실은 시위대를 겨냥해 발사된 것이었다. 췬완 지역에서 경찰은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 2발을 발사했으며, 웡타이신 지역에서도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에 실탄 1발을 발사했다. 다행히 이들 실탄은 시위대를 빗겨 갔다. 야우마테이 지역에서 발사된 실탄 2발만 시위대가 아닌, 공중을 향해 발사된 경고사격이었다.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성명을 내고 "10월 1일은 정권이 실탄으로 학생을 진압하고, 홍콩인들을 철저히 적으로 선언한 날"이라며 대규모 시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