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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남았는데…월성 1호기 ‘조기폐쇄’ 논란 커질 듯


입력 2019.12.24 17:02 수정 2019.12.25 10:45        조재학 기자

원안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대못’

원노연 “권력 앞세운 폭거…반민주적”

원안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대못’
원노연 “권력 앞세운 폭거…반민주적”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원자력노동조합연대가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KT빌딩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데일리안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원자력노동조합연대가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KT빌딩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데일리안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1호기 영구정지안을 의결해 파장이 일고 있다.

원안위는 24일 112회 회의를 열어 ‘월성 1호기 운영변경허가안(영구정지)’을 표결을 통해 의결했다.

이날 위원 간 견해차가 심해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진상현 위원이 이 안건에 대한 표결 처리를 제안했고, 7명의 참석 위원 중 이병령 위원만 표결에 반대했다. 표결은 출석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7명의 위원 중 엄재식 위원장, 장보현 사무처장 2명과 김재영‧장찬동‧진상현 위원 등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 추천 위원 3명 등 5명이 영구정지에 찬성했다.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합심한 셈이다.

‘원자력 전공자’인 이병령‧이경우 위원은 반대 의견을 냈다. 두 위원은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았다.

월성 1호기는 오는 2022년까지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받았으나 지난해 6월 한수원이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를 원안위에 신청했다.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월성 1호기 검사를 진행,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심사결과를 제출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는 그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0월 제109회 회의와 지난달 22일 제111회 회의에서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안건을 상정했으나 위원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한 바 있다. 이병령‧이경우 위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뒤에 영구정지 안건을 심의하는 게 옳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국회 요구에 따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실지감사를 마쳤으며, 의견수렴, 감사보고서 검토 및 심의 등이 남은 상태다. 국회는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자료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원안위 사무처는 ‘경제성 평가’를 확인하는 감사원 감사와 별개로, '안전성'을 보는 영구정지(운영변경 허가안)를 안건으로 심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원안위가 월성 1호기 영구정지에 ‘대못’을 박으면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수원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삼덕회계법인의 ‘월성1호기 운영정책 검토를 위한 경제성 평가 용역 보고서’에는 월성 1호기를 2022년 11월까지 계속운전할 경우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원전이용률은 54.4%로 나타났다. 이용률이 40%일 경우 563억의 손실, 60%에서는 224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한수원은 2017년 원전이용률 40.6%를 들며 최근 강화된 규제 환경에서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이용률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보고서에서는 이용률 60%를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봤지만 한수원은 이용률 40%를 기준으로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원전의 경제성을 낮추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며 “원안위가 원전 가동을 멈추게 하고, 한수원이 가동하지 않은 원전의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하면 그만”이라고 꼬집었다.

한수원 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원안위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노연 관계자는 “원안위 결정은 감사원 감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고도의 정치공작”이라며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를 무시하고 감사원 감사의 공정성을 파괴하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권력을 앞세워 주권이 국민임을 부인하는 폭거이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라며 “원자력노동조합연대를 넘어 국민 전체의 역사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영구정지안이 의결되면서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어 두 번째 영구정지 원전이 됐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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