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 대신 전 세계 임직원 상대 디지털 신년사 보내
리더 없는 날·자율복장 등 자율·주도적 조직문화 강조
시무식 대신 전 세계 임직원 상대 디지털 신년사 보내
리더 없는 날·자율복장 등 자율·주도적 조직문화 강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시무식 대신 전 세계 임직원을 상대로 디지털 신년사를 보냈다. 앞서 실시한 자율복장·리더 없는 날 등 40대 젊은 총수답게 실용주의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2일 오전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0 새해 편지’를 전 세계 임직원들 이메일로 전송했다. 기존 한정된 임직원 수백명이 강당 등의 공간에서 모여서 하던 오프라인 시무식에 변화를 준 것이다.
LG는 지난 1987년 LG트윈타워 준공 이후 31년간 여의도 본사에서 시무식을 개최했다. 작년에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700여명이 모여서 새해모임을 진행했다.
올해는 모바일·PC 등 디지털을 이용해 신년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같은 변화는 구 회장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글로벌 LG 전체 구성원과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한 것이다. 평소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적인 구 회장의 경영방식과 맥을 같이 한다.
신년사에서도 구 회장은 “고객의 마음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앉아서 검토만 하기보다는 방향이 보이면 일단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되는 이유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해야 되는 이유를 위해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등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이번 디지털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에 익숙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주요 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리더 없는 날’을 운영해 임원·팀장을 포함한 조직의 책임자가 월 1회 회사에 출근하지 않도록 했다.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키기 위해 조직문화에 변화 준 것으로 실용주의를 강조한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을 해석된다.
구성원들은 조직 책임자가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리더’가 돼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조직 책임자는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 업무 집중도와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팀장 없는 날’의 긍정적 효과를 반영해 대상자를 임원까지 확대한 것이다.
또 지난 2018년부터는 임직원들이 청바지·운동화 등 자율복장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했고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을 ‘회의 없는 월요일’로 정해 회의 준비를 위해 주말에 근무하지 않도록 했다.
LG 관계자는 “기업문화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구 회장의 실용주의에 따라 기업이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 긍정적 변화를 통해 한층 강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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