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1시29분쯤 법원 도착…준법감시위 감형수단 여부 질문에 침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4차 공판에 출석했다. 3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을 유지한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이재용 부회장은 17일 오후 1시29분쯤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건물 앞에서 내렸다.
검은색 양복에 먹색 넥타이를 매고 온 이 부회장은 긴장한 듯 굳은 얼굴로 말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준법감시위 출범이 감형수단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준법감시위에 승계 관련 자료를 제출했는가”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원 건물로 들어갔다.
이에 앞서 피고인인 삼성 사장단도 법정으로 들어갔다. 오후 1시24분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을 시작으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뒤를 이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오후 2시5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4차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형량에 대한 양형심리를 다룬 3차 공판에 이어 이날 공판에서는 손경식 CJ 회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됐지만 손 회장의 경영상 이유로 무산됐다.
이날 공판의 최대 관심사는 삼성측이 마련한 준법경영 감시방안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다. 삼성은 이달 초 김지형 전 대법관이 이끄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했다.
앞서 재판부는 3차 공판 당시 “앞으로도 정치 권력자로부터 똑같은 요구를 받을 경우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변을 다음 재판 기일 전까지 제시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에 대한 답변 성격으로 이달 말까지 주요 7개 계열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내달 초 공식 출범할 전망이다.
공판 기일이 추가로 잡힐지 여부도 주목된다. 재판부가 증인신문 등 추가로 살펴봐야할 사안이 없다고 판단하면 이날 재판을 마지막으로 이후 결심공판과 선고공판으로 이어지게 돼 3~4월 중 최종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