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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복 정치인' 나올까…與 10호 인재는 이탄희 전 판사


입력 2020.01.20 05:00 수정 2020.01.20 16:28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재야에서 사법개혁 필요성 알렸지만 한계"

법조계선 '법복 정치인' 우려 목소리도 나와

'양승태 대법원' 비판에 앞장섰던 이탄희 전 판사(42)가 19일 더불어민주당의 10호 인재로 영입됐다. ⓒ뉴시스

'양승태 대법원' 비판에 앞장섰던 이탄희 전 판사(42)가 19일 더불어민주당의 10호 인재로 영입됐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전 판사의 영입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개혁을 책임질 법관 출신 인사로는 첫 번째 영입케이스"라고 소개했다.


이 전 판사는 2005년 사법연수원(34기) 수료 후 2008년 판사로 임용됐다. 2017년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받은 후 특정 성향의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와해 계획 문서를 고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사직서가 반려돼자 계속 판사로 재직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계기로 판사직을 내려놨다. 이후 법무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강연과 인터뷰 등 활동을 해왔다.


이 전 판사는 이날 영입식에서 "지난 1년간 재야에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한계를 느꼈다"며 "'지금으로서는 제도권에 다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과 함께 현실정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판사는 민주당 입당 계기에 대해선 "'21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민주당의 핵심과제로 삼아주시겠느냐'는 제 요청에 흔쾌히 응낙하는 당 지도부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고, 사법농단 1호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는 상황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양승태' 비판 앞장섰던 판사들, 민주당 입당 러시?
법조계선 우려 목소리 "정치 판사 아니었다 해도 아무도 안 믿어"


한편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판사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승태 대법원 비판에 앞장선 뒤 여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최기상(51·사법연수원 25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와 이수진(52·30기)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의 사직서가 잇따르자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정욱도 대전지법 홍성지원 부장판사(44·31기)는 지난 17일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법복 정치인 비판"이라는 글을 올려 "법복을 벗자 드러난 몸이 정치인인 이상 그 직전까지는 정치인이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믿어줄 사람은 없다"고 꼬집었다.


정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같은 소속의 법관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이지만,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 당시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던 인물이다.


정 부장판사는 “법관의 정치성은 가급적 억제돼야 하고 불가피하게 드러낼 때조차 지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자제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어떤 파국이 오는가를 우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안에서 똑똑히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관 출신의 정계 진출에 대해서 "법복을 벗은 다음 충분한 시간의 활동으로 법관의 정체성이 엷어지고 정치인의 자격을 입증하신 경우에 국한되는 이야기"라며 “법관의 정치성은 발현된 곳이 음지이든 양지이든, 밝혀진 때가 현직이든 전직이든, 방향이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언제나 악덕”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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