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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설 민심은] "조국이냐, 윤석열이냐…큰 프레임 형성된다"


입력 2020.01.26 04:00 수정 2020.01.26 07:31        정도원 기자

정우택 "이번 총선은 '조국 대 윤석열'의 싸움"

정진석 "文정권 너무나 비상식·몰염치하는 것"

정용기 "정권의 현금살포 이유, 국민들도 안다"

충북 정우택·충남 정진석·대전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충북 정우택·충남 정진석·대전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대전·충남북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이번 4·15 총선을 앞두고 국토의 정중앙, 민심의 바로미터 충청에서 '조국 대 윤석열'이라는 큰 프레임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 민심을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결국 조국 전 법무장관이 옳다고 생각하는 지역민은 여권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지역민은 야권을 찍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데일리안은 경자년(庚子年) 설날인 25일, 설 연휴를 앞두고 일찌감치 지역구에 내려간 대전·충남북 의원들을 상대로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대전·충남북은 '뚜껑 열어봐야 안다'는 말대로 내면의 표심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많은 중진의원들은 선거 판도를 좌우할 큰 프레임이 형성되는 게 감지된다고 전했다.


충북도지사를 지낸 4선 중진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번 총선은) '조국 대 윤석열'의 싸움 같다"며 "조국 좋아하는 사람은 (기호) 1번이고, 윤석열 좋아하는 사람은 (기호) 2번"이라고 전했다.


충남의 4선 중진 정진석 한국당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큰 프레임이 감지되더라. '조국이냐, 윤석열이냐'의 프레임"이라며 "조국이 옳다는 사람들은 1번, 윤석열이 옳다고 생각하면 야권을 찍지 않겠느냐. 그런 프레임이 형성되는 게 오랜 정치경험을 통해 피부로 감지된다"고 가세했다.


대전·충남북 의원들은 지역 민심과 관련해 문재인정권에 실망하고 등을 돌렸으면서도, 한국당도 전혀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양비론(兩非論)적인 정서라고 진단했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대전 재선의 정용기 의원은 통화에서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 세 군데를 돌아다녀보니 문재인정권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 그런데 한국당은 똑바로 못한다는 안타까움과 질책이 주를 이뤘다"며, 지역민들이 현 정권에 최근 다시 한 번 실망하는 사례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소개했다.


정용기 의원은 "노인 일자리 사업은 예년에는 날이 풀린 뒤인 3월에 시작했는데, 이 정권이 선거를 앞두고 돈을 살포하려고 올해는 1월부터 시작했다"며 "어르신 입에서 직접 나온 이야기다. 3월부터 해도 좋을 것을 왜 1월부터 불러내느냐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추운 날 불려나온 어르신들이 조끼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어디 쭈그려들 앉아계신다. 보기에도 안쓰럽고 기가 막힌다"며 "그분들도 현금 살포 때문에 이러는 것을 아신다. '돈 풀기 위해서 이러는 것 아니냐. 우리는 예전에 하던대로 3월부터나 해주면 되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도 '돈 풀려고 이러는 것 아니냐'"
한국당 잘한다 생각 안하면서도 '정권심판'
충청 민심, 보수통합 대해선 큰 관심 없어


결국 현 정권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무리한 검찰 인사 등을 자초한 까닭으로, 양쪽에 다 냉정한 지역 정서 속에서도 저울추는 다소 '정권심판 선거'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는 게 지역 의원들의 전언이다.


정진석 의원은 "한국당이 잘한다고는 아무도 생각 안한다. 한국당은 더욱 반성하고 겸손하며 옷깃을 여며야 한다고들 생각하시더라"면서도 "워낙 한국당의 부족함을 나무랄 틈도 없이 이 정권이 하는 짓이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하고 망국적이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틀 동안 상가를 돌면서 택시를 다섯 번 탔다"며 "택시기사 다섯 분이 예외없이 '4·15 총선을 정권심판 선거로 가져가겠다'고 하시더라. 4·15 총선은 정권심판 선거"라고 강조했다.


정용기 의원도 "아무튼 한국당밖에 없어서 표는 지지는 한다만은, 한국당이 하는 꼴은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여론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보다 더욱 분명한 것은 이 정권에 대한 극도의 배신감, 그리고 적극적으로 반대는 하지 않더라도 기대했던 것은 아니라는 여론이 주류인 것으로 체감된다"고 전했다.


다만 정용기 의원은 "충청도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른다. 반대하는 분들도 다른 지역처럼 대놓고 야지를 놓거나 비난을 하지 않는다. 내색을 않는다"며 "특히 대전은 충청도에다가 팔도 사람들이 다 모여 살면서 서로 부딪히지 않으려고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설 전까지 보수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보수대통합 추진에 대해서는 대전·충남북에서는 이렇다할 큰 관심은 없는 민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택 의원은 "(보수통합에 대해서는) 별 관심들이 없더라"며 "넓은 의미의 보수대통합이 좋고, 유승민 의원의 새로운보수당과만 하는 것은 반발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정진석 의원도 "딱히 큰 관심이 있는 것은 느껴보지 못했다. 그것 아니면 안 된다고 안달하는 느낌은 없더라"며 "우리 충청에서 '꼭 보수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주문이 내게 강력하게 제기된 경험을 해본 기억이 없다"고 부연했다.


정용기 의원은 "보수층에서는 걱정이 많다. 제일 목소리 큰 분들이 '왜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에게 질질 끌려다니느냐는 목소리"라며 "좌파는 조국이고 뭐고 아무리 잘못한 사람도 끌어안는데, 우리 우파도 어떻게든 합쳐야 한다고 설득하는데도 안 먹히는 사람도 솔직히 많다"고 토로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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