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나왔는데도 방송 복귀 반응 호의적이지 않아
시비가 명확히 밝혀져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 없어야
김흥국이 억울하고 씁쓸한 심경을 토로했다. ‘우먼센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성폭행 혐의를 벗으면 다시 활동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녹록지 않았다”라고 했다. 특히 “모든 혐의가 무혐의로 끝났다. 나를 성폭행범으로 몰았던 여성은 현재 구속 상태”라며 자신의 결백함과 상대 여성이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임을 밝혔다.
하지도 않은 성폭행 범인으로 몰렸다면 동정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무혐의가 나왔다는 데도 의외로 방송 복귀에 대한 반응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피해자 김흥국에게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두 개의 의혹 중에 하나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는 성폭행 의혹이고, 또 하나는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었다. 부적절한 관계 의혹에는 거짓말 의혹도 연결돼있다. 성폭행은 사실일 경우 처벌받는 사안이고 그래서 법적인 판단을 받는다. 반면에 부적절한 관계와 연예인의 거짓말은 처벌과 무관한 사안이다. 그래서 법적인 판단을 받지 않고, 대중의 도의적, 정서적 판단을 받게 된다. 이중에서 성폭행 의혹에 대한 법적인 판단만 나오고, 두 번째 의혹은 모호한 상황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김흥국이 상대 여성이 구속 상태라고 해서, 마치 김흥국이 제기한 무고 고소로 인해 여성이 구속된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하지만 사실 그 여성은 다른 건으로 구속된 것이었다. 두 명의 남성이 제기한 ‘혼인빙자에 의한 사기 및 절도’ 혐의로 징역 1년 10월이 선고됐다고 한다.
여성이 다른 건으로 송사에 휘말렸다는 건 이미 김흥국 성폭행 의혹 사태 진행 당시에 나왔던 내용이다. 그때 김흥국은 상대 여성이, ‘잘못된 남녀 문제로 소송에 걸렸는데 소송비용 1억 5천만 원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처음부터 돈을 노린 의도적 접근이라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여성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상대 여성은, 김흥국이 성폭행에 사과를 안 하니까 금전적 보상이라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여성이 돈을 요구했다는 대목이다. 김흥국의 말처럼 별 관계없는 사람이라면, 일반인이 연예인에게 갑자기 돈을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러니까, 사실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에 제기된 것이다.
성폭행 의혹 사태 진행 중에 김흥국과 해당 여성이 나눴다는 대화의 녹취가 일부 보도되기도 했다. “좋은 감정으로 한 잔 먹다 보니깐 그런 일이 벌어진 건데 나는 그거는 잘못됐다고 나쁘다고 보진 않아요.”, “두 번의 자리를 했고 이렇게 하니깐 나는 아름다운 추억,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만남이고 언제든지 서로 필요하면 만나고 서로 도울 수 있고”. 이렇게 김흥국이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런 일’과 ‘아름다운 추억’이 무엇인지에 대해 언론이 의문을 제기했었다.
어쨌든 김흥국은 성폭행 혐의에 대해 검찰의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김흥국이 여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선 패소했다. 김흥국은 동시에 여성을 무고죄로도 고소했는데, 언론이 이 무고죄에 대해선 보도를 안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지막으로 나온 보도는, 경찰이 여성의 무고죄를 무혐의로 판단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는 내용이다. 만약 이대로 최종 결론이 났다면 무고죄도 무혐의라는 얘기가 된다.
해당 여성이 다른 남성들과 엮인 문제 때문에 처벌 받았다는 보도만 나오고, 김흥국 사건으로 처벌 받았다는 보도가 없는 것을 보면 김흥국 성폭행 무고 혐의는 무혐의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만약 그렇다면, 즉 성폭행도 무혐의이고 무고도 무혐의라면, 일반적으로 성폭행 의혹 사건에서 뭔가 어떠한 관계가 있긴 했는데 분명한 증거가 없어 정확한 상황파악이 불가능할 때 양 쪽 다 무혐의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다보니 성폭행 무혐의와 별개로, 혹시 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는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연예인에게 부적절한 관계와 이와 관련한 거짓말 의혹은 도의적으로 반발을 부를 수 있는 사안이다. 그래서 성폭행 무혐의라는 형사적 판단과 별개로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이 요청된다.
그 해명까지 모두 완결돼서, ‘그 여성과 아무 관계도 아니었다’는 김흥국의 말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흥국은 정말 땅을 치고 통탄할 만큼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다. 방송 복귀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보상도 받아야 한다. 시비가 명확히 밝혀져서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은 없어야겠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