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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식음료 등 저기술산업 R&D 활성화해 양질 일자리 창출해야”


입력 2020.02.23 11:00 수정 2020.02.21 18:34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한경연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 발표

주요 저기술산업군 기업 연구개발(R&D)집중EH 표.ⓒ한국경제연구원 주요 저기술산업군 기업 연구개발(R&D)집중EH 표.ⓒ한국경제연구원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의 특정 업종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의류·식음료 등 고용 비중이 높은 저기술산업군의 연구개발(R&D)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세계 주요국에 비해 국내 제조업의 업종별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가 크다고 23일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제표 제조업인 ‘전기 및 전자기기업’을 예로 들며 생산비중이 가장 높으나 고용비중은 이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16.05%p, 2017년 기준)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의 생산과 고용비중의 격차는 1.77%p, 프랑스는 4.82%p, 이탈리아 1.9%p에 불과하고 미국은 그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나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적은 수준인 11.89%p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중 생산비중이 낮은 편인 의류·섬유·식음료 등의 경우 고용비중이 생산비중에 비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상반된 결과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부담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생산비중보다 적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러지 못한 경우는 생산비중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우리나라 제조업 업종별 생산비중과 고용비중의 집중도를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로 측정(제조업을 13개 업종으로 나눠 얼마나 고르게 생산과 고용비중이 분포돼 있는지를 측정)해 주요국과 비교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제조업종별 생산비중의 쏠림정도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큰 반면 고용비중의 집중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차이가 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생산비중 HHI와 고용비중 HHI 간의 격차가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가 제조업종별 생산과 고용의 쏠림정도(집중도)에서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부가가치 창출은 소수의 업종에 의존하면서 고용은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의 구조가 HHI 비교에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제조업을 4가지 기술수준별로 분류한 후 스탠다드앤드푸어스 캐피털(S&P Capital) IQ 데이터베이스를 이용 각 기술수준별 대표적 업종에서 우리나라 상장기업들과 세계 주요 상장기업들의 R&D집중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대표적인 저기술업종인 가구·의류·섬유·식음료 등에서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R&D집중도(상장기업의 평균값)가 세계 주요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조사됐다.


이 연구위원은 “R&D 집중도가 낮다는 것은 매출액 대비 혁신활동이 소극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고 그 결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의류·식음료 등 저기술업종의 고용 비중이 크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이들 업종에서 혁신활동이 보다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첨단산업만 혁신성장을 고려하고 저기술산업은 암묵적으로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고용구조를 볼 때 저기술산업을 배제한 혁신성장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첨단산업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는 상당한 잠재적 리스크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며 “혁신생태계에 많은 고용 비중이 큰 저기술업종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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