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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전경련 패싱 언제까지?"...靑 경제간담회 '적폐' 고정화? 우려


입력 2020.03.18 12:34 수정 2020.03.18 12:5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3년간 적폐로 낙인찍혀 …코로나19 위기 상황서도 제외

재계 "위기극복 힘 보태 과거 잘못 용서받을 기회 줘야"

"과거 집착으로 배제 말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가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전국경제인연합회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전국경제인연합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국가 위기 상황에도 재계의 대변인 자리는 없었다. 현 정부 들어 계속되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한 패싱(Passing)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적 위기에 모두가 힘을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낙인 효과에 의한 배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응책 강구에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전경련이 초청받지 못하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의도적 배제는 위기를 극복하려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경제주체 원탁회의에는 경제주체 대표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주경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전경련 관계자는 참석자 명단에 없었다. 이는 이미 지난달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배제됐을 때부터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당시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용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지만 전경련의 자리는 없었다.


전경련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적폐로 낙인 찍히면서 청와대 공식 행사 초청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왔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재계에서는 현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속돼 온 전경련 패싱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배제할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서 현 상황이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아주 엄중한 위기라며 사태 장기화로 보건 위기뿐만 아니라 경제 위기로 인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위기'라는 단어를 8번 언급하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 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신속한 대응책 마련을 당부했다.


재계는 청와대가 이러한 상황 인식에도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해 온 전경련을 계속 배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과거 잘못된 행위를 했더라도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합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도적 배제가 과연 합리적인 것이냐는 것이다. 차라리 국가적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잘못된 행위에 용서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는 의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이어져 온 패싱은 그렇다 쳐도 경제계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하면서 전경련만 계속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적폐로 낙인찍고 자기편이 아니니 안된다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할지 궁금하다"며 "과거에만 사로잡혀 미래 지향적 관계로 나가지 않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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