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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확정…2기 체제 출범


입력 2020.03.25 13:05 수정 2020.03.25 13:07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DLF 투자자 손실 관련 금융당국 중징계에도 정면 돌파

지배구조 불안 해소했지만…금감원과 법정 공방 본격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은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손 회장은 우리금융의 최고경영자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손 회장의 연임은 얼마 전 법원이 금융당국의 중징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가능했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낳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연임을 막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이에 불복한 손 회장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일단 제재 효력을 정지시키면서다.


손 회장의 가처분 신청은 이번 달 초 최종 결정된 금융당국의 DLF 관련 징계에 대한 대응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일 열린 정례회의를 통해 문책경고 등을 포함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안을 원안대로 의결하자, 손 회장은 곧바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만약 손 회장이 금융당국의 제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연임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금감원은 앞선 지난 1월 3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DLF 상품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을 상대로 내부통제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의결한 상태였다. 이처럼 문책경고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원칙적으로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우리금융은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해 둔 상태였다. 이 때문에 손 회장의 가처분 신청은 연임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로 해석됐다. 우리금융 주총 전에 법원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이사로 재선임 돼 연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우리금융 이사회도 손 회장의 연임 안건을 주총에 원안대로 상정했다.


손 회장과 금융당국 사이의 법정 공방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다. 손 회장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자 금감원이 서울고등법원에 즉시항고장을 내기로 결정하면서 양측이 공방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손 회장이 낸 본안 소송이 대법원까지 간다는 가정 아래 최종 판결까지는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처분 신청은 본안 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에 잠정적으로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처분을 요청하는 것이다. 당사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집행 정지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때 받아들여진다.


한편, 손 회장 연임으로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불안을 한결 덜게 됐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면 우리금융은 당장 손 회장을 대신할 최고경영자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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