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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등장 '시점'과 '장소'에 담긴 메시지는?


입력 2020.05.02 10:34 수정 2020.05.02 11:3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노동절에 비료공장 찾은 김정은

권력 서열 2인자 최룡해 모습은 안 보여

'신변 이상설' 가라앉겠지만, 건강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지난 1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김여정과 함께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지난 1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김여정과 함께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신변 이상설'이 불거졌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망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만큼 공개 활동을 재개한 시점‧장소 자체가 대내외적 메시지를 함축한다는 평가다.


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노동절(5월 1일)을 맞아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개 행보엔 함께 자취를 감췄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해 당 주요 간부들이 대거 동행했다. 다만 북한 내 권력서열 2인자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수행자 명단에서 빠졌다.


방송은 "주체비료생산기지로 훌륭히 일떠선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이 전 세계 근로자들의 국제적명절인 5월 1일에 성대히 진행되었다"며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에 참석하시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비료공장을 둘러보며 "순천인비료공장의 완공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라며 "우리나라 화학공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 소중한 성과를 불씨로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전역에서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불길이 더욱 거세차게 타오르도록 하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일꾼들과 과학자, 기술자, 건설자들이 우리의 원료, 우리의 기술에 의거하는 새로운 공업을 창설한 정신과 기백으로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나가기 위한 공격전을 과감하게 벌려나감으로써 우리 당의 위대한 정면돌파전 사상의 위력을 더욱 힘 있게 떨쳐 갈 것이라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노동절에 비료공장 방문…제재 속 자력갱생 의지 표현


이날 김 위원장이 방문한 순천인비료공장은 올해 첫 현지지도를 벌인 장소이기도 하다. 당시는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대북제재에 대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직후였다.


신변 이상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최적의 등장'을 고심했을 북한이 노동절을 맞아 비료공장을 찾은 것 역시 자력갱생 의지에 대한 표출이라는 평가다. 제재로 인해 자력으로 경제 성과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노동절을 기념해 김 위원장이 직접 내부 독려에 나섰다는 뜻이다. 실제로 북한에선 노동절마다 당 간부들이 공장‧기업소‧노동자 가정 등을 방문해 사업 성과를 격려하며 사기를 북돋는 관례가 있다.


김 위원장이 잠행을 깨는 장소로 비료공장을 택한 것 역시 자력갱생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농번기를 앞둔 상황에서 식량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비료공장 건설을 대내외에 알렸다는 평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은 아마도 1월초 비료공장 현지 지도 이후 경제행보로는 거의 5개월 만"이라며 "지난 평양종합병원에 이어 이번 비료공장 준공식은 경제로선 특히 농업을 중시하는 정면돌파전과 연관성이 크다"고 말했다.


건강에 남는 의구심…대만 정보수장 "김정은 아프다"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11일 당 정치국 회의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생일)을 기념해 진행되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불참해 신변 이상설이 불거진 바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후 김 위원장 동정을 간략히 전하며 정상적인 통치가 이뤄지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지만,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실제 모습이 확인되지 않아 위중설‧사망설 등이 잇따라 제기됐다.


정부는 관련 논란이 시작된 이후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다만 김 위원장 건강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아 의혹을 말끔히 불식시키지 못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사진을 공개해 당분간 신변 이상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지만, 건강상태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는 평가다. 앞서 대만의 국가정보원 격인 국가안전국(NSB) 수장은 김 위원장과 관련해 "병에 걸렸다" "아프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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