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복심 김경수, 문승욱 차장에 보낸 메시지 포착
박능후 '성소수자 이동 경로 적극 대응' 문제 삼으며
"장관 발언 대단히 위험…인식이 그렇다면 걱정"
박능후 보건복부 장관의 인식을 문제 삼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메시지가 11일 한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지사는 이날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 등이 있는 모바일 메신저 그룹을 통해 "좀 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시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의 이태원, 논현동, 익선동이 성 소수자들의 이동 경로이니 적극 대응해달라는 발언은 대단히 위험한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 소수자 차별일 뿐만 아니라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에 대한 정부 대응이 성 소수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라며 "장관님 인식이 그렇다는 건데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문승욱 차장은 "사회실장에 전달해서 복지부 측에 대외적으로 불필요한 언급이 없도록 협의(하겠다)"고 답장했다.
실제 이날 오전에는 코로나19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포함한 각 중앙부처 및 17개 시·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능후 장관은 이태원·논현동·익선동 내 감염자 파악 및 방역 관리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들렸던 이태원 클럽과 주점 5곳은 성 소수자들이 자주 찾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반면 김 지사는 성 소수자의 이동 경로 언급은 성 소수자가 곧 코로나19 잠재적 전파자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정부가 성 소수자를 타겟으로 방역 대책을 짜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일각에선 지자체장인 김 지사가 방역 대책의 책임자인 박 장관의 발언을 지적하는 모습이 적절하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여권의 실세로 알려져 있다. 김 지사가 메시지를 보낸 문승욱 차장은 경상남도 경제부지사로 재직하다 지난 8월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