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연기는 없다…치타, '연기자 김은영'으로 성공적 변신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5.19 13:53  수정 2020.05.19 15:25

'초미의 관심사'서 순덕 역 맡아 호평

"연기 공부한 적 없어, 시나리오에 충실"

'초미의 관심사' 치타(김은영)ⓒ레진스튜디오

성공적인 연기 신고식이다. 가수 치타(29)가 연기자 김은영으로 변신했다.


김은영은 27일 개봉 예정인 영화 '초미의 관심사'에서 이태원에서 잘나가는 가수 블루로 활동 중인 순덕 역을 맡았다. 영화는 돈을 들고 튄 막내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모녀의 예측불허 추격전으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됐다. 배우 겸 감독 남연우가 연출했는데, 남 감독과 김은영은 2018년 12월부터 공개 열애 중이다.


현실에서도 가수인 김은영은 영화에서도 가수 역을 맡아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일부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과욕을 부려 어려운 연기에 도전해 '발연기' 논란을 일으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해 대중의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가수 김은영의 이미지는 '걸크러시', '센캐'였다. 지난 2014년 첫 솔로 EP앨범 '치타 잇셀프(CHEETAH ITSELF)'로 데뷔해 '마이 넘버(My Number)', '크레이지 다이아몬드(Crazy Diamond)', '비행' 등을 냈다.


2015년에는 엠넷 여성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 뛰어난 랩 실력은 물론, 특유의 보이시한 매력과 걸크러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은영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폭 넓은 활동을 펼쳤다. '프로듀스 101' 모든 시즌에 트레이너로 출연했으며,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쎈마이웨이', '러브캐처2', '아모르파티'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활약했다. 짧은 머리, 날카로운 눈매, 시원시원한 직언 등 '걸크러시' 이미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영화에서 김은영은 가수로 활동하며 쌓은 이미지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풀어낸다. 겉모습은 세보이지만, 마음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초미의 관심사' 치타(김은영)ⓒ레진스튜디오

연락을 끊고 살았던 엄마를 만난 장면에서는 특유의 무심함이, 엄마와 막내 유리를 찾아 헤매며 티격태격할 때는 철없는 엄마를 다독이는 '엄마 같은 딸'을 매끄럽게 연기했다. 가수로 활동할 때 내뱉었던 직언은 엄마에게 서운함을 표현할 때 빛난다. 엄마를 묵묵히 지켜보던 그는 이 장면에서 비로소 감정을 터뜨린다. 이태원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치타의 매력이 극대화된 장면이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 배우가 저렇게 멋있을 수 있을까'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젊은 세대에게 지지를 얻는 치타의 쿨한 이미지가 묻어나온 장면이다.


19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은영은 "젊은 친구들의 응원을 받고 기뻤다"며 "앞으로도 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호평을 받는 연기에 대해선 "예전에 3개월간 연기학원에 간 적이 있는데, 연기를 하려고 계획한 적은 없었다"며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도전하고 싶었다. 영화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영화는 모녀가 이태원을 샅샅이 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편견을 꼬집는다. 처음엔 김은영의 음악을 영화에 써보자는 의견을 들었고 이후 영화에 연기자로 참여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순덕이가 됐다.


연기 초짜인 그는 연인이자 감독인 남연우의 조언을 얻고 캐릭터를 연구했다. 김은영은 "따로 연기 공부를 하지 않았다"며 "시나리오를 반복하면서 읽는 게 가장 중요했다. 연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내 방식대로 했다"고 말했다.


가수로 이름을 알린 그가 연기자로 도전하기엔 큰 결심이 필요했다. 김은영은 "힘들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결과적으로 재밌었다"며 "가수로 무대에 설 때도 도전적인 무대를 선보였다"고 자신했다. 이어 "가수로 활동할 때는 손과 표정을 자주 썼는데, 연기할 때는 최대한 자제하려고 애썼다"며 "또 다른 언어를 배운 것 같아 기쁘고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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