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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스트 코로나' 구상에 연일 한국 호명…한국 선택은?


입력 2020.06.02 00:10 수정 2020.06.02 03:2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포스트 코로나 구상으로 '反中 전선' 구체화

G7 회의에 韓 초청…文 대통령 "초청 응할 것"

"中의 22세기 지배 안 된다"며 한국 언급하기도

전문가 "원칙 지키며 시나리오별 대응방안 마련해야"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청와대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청와대

중국과 사실상 '신냉전'에 돌입한 미국이 한국을 연일 호명하고 있다. 미국이 외교‧경제‧군사적 반중(反中) 연합 전선을 꾸려가는 가운데 '동맹 역할론'에 본격적인 군불을 때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선진국 클럽'으로 간주된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방역 분야와 더불어 경제 분야 역할까지 강조한 만큼 향후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참여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미국이 한국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EPN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블록으로 중국을 배제한 세계 경제 공급망 구성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를 G11 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9월 연기를 공식화하며 해당 회의에 한국을 비롯한 호주·인도·러시아 등 4개국을 초청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중국 관련 미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통적 동맹국들을 불러 모으려는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 발언 취지를 설명했었다. G11은 기존 G7에 초청국으로 거론된 4개국을 더한 것이고, G12은 브라질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중국 견제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공을 들여온 미국이 G7 재편과 EPN 구축이라는 '반중 포스트 코로나 구상'을 선보이며 한국을 주요 '플레이어'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의 군사 위협에 대응할 동맹 파트너로 한국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다음 세기를 지배하도록 해선 안 된다"며 "인도·호주·한국·일본·브라질‧유럽 등 전 세계 동맹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시킬 것이라 확신한다. 다음 세기 역시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를 본보기로 한 서방(주도)의 세기가 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되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중 갈등 구도와 우리 정부 입장이 맞물릴 경우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원칙 지켜가며 대응해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성과 등을 매개로 개방성‧투명성 등 정부가 꾸준히 강조해온 가치를 원칙으로 내세우며 일관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규 동국대 석좌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 차원에서 "미국이 새로운 물류망 구축에 나섰다"며 "미국이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를 (EPN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30%에 달하는 우리나라로선 난감한 입장이지만, 정도와 원칙을 지켜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논평에서 "미중 신냉전은 한국에게 있어 지정학적 '암흑시대'의 도래일 수 있다"면서도 △미중 간 헤징(Hedging·위험회피) △가치사슬 다변화 △독자적 생존 모색 등 다양한 정책적 옵션을 검토하며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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