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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종차별 시위와 김정은의 도박


입력 2020.06.03 09:00 수정 2020.06.02 16:16        데스크 (desk@dailian.co.kr)

트럼프, 재선 가도 최대 악재 두 가지 만나

코로나19 대응 및 ‘흑인 사망’의 인종차별시위 사태

김정은, 전략무력 미국 압박과 포병화력 한국 압박

위기의 트럼프 정치적 희생양이 김정은 될까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7월 30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남측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7월 30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남측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오는 2020년 11월 3일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첫 번째 위기는 2월부터 확산된 코로나19 사태였다. 초기에 방심한 트럼프 정부는 확진자(178만6593명)와 사망자(10만4319명)에서 단연 세계 1위의 미국을 만들어 놨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코로나19 발생을 45일간이나 은폐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대응할 시기를 빼앗았다,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한연구소에서 시작되었다’며 중국책임론으로 정치적 부담을 관리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손목을 비틀어, 이미 부과한 중국 상품 2500만 달러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하면서, 추가 관세 부과를 연기하는 조건으로 향후 2년 동안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받는 1단계 무역협상을 이끌어 냈다. 그러고도 이행 여부를 봐서 합의를 깰 수도 있다며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세계 전략차원에서 중국 주저앉히기와 대선 전략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러는 동안에 민주당 조 바이든(Joe Biden) 후보는 공식적인 유세 활동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들 헌터 바이든의 여러 가지 스캔들로 궁지에 몰려, ‘바이든은 어디에’(##WhereIsJoe)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쪼그라들었다. 이 정도면 미국 사람이 겪고 있는 코로나19 고통에 비하면 트럼프는 대선정국을 잘 관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중국발 홍콩국가보안법은 새롭고도 깊은 갈등의 중심이 될 것인데, 트럼프 진영에서 이 문제를 대선정국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 사용 혐의를 받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경찰이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8분46초간 목을 눌러 질식사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순순히 체포당하고, 목이 눌려져 숨을 쉴 수 없다고 애원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졌다. 여기에 트럼프는 시위대를 폭력배로 부르며,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될 것이라며 흑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현재까지 140여개 도시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데도, 트럼프는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배후세력을 극좌파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정규군 투입까지 예고했다. 급기야 지난 1일 시위대와 경찰 및 주방위군과의 총격전에서 애꿎은 바비큐 음식점 주인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재선 가도에 최대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북한 상황을 연관 지어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 지난 5월24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진행한 김정은 위원장은 ‘전략무력’(핵무기)을 ‘격동상태’(항시발사상태)에서 유지할 것과 포병의 화력타격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전략무력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고, 포병화력은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이다.


경제제재로 축적해 놓았던 외화,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난 북한의 코로나19는 김정은으로 하여금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의 악몽을 떠올리게 할지 모른다.


두 번째 세습으로 권력의 정통성 기반이 취약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실적으로 지도력을 보여야 할 김정은으로서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대선 가도와 코로나19의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 김정은에게는 악수를 두게 할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김정은의 속내가 ‘위기에 빠진 트럼프를 전략무기로 흔들자. 트럼프는 핵무력을 묵인하며 경제제재의 둑을 허물 것이다. 그러면 177석의 거대 여당이 지원하는 남한의 문재인 정부가 지체하지 않고 모든 수단을 사용해서 경제 지원을 할 것이다.’라는 도박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트럼프가 김정은의 계산처럼 움직여 줄까? 오히려 정치적 위기를 돌파할 희생양으로 북한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 하버드대 교수도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에 트럼프는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중해야 한다.


ⓒ

글/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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