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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연기 잇따랐던 軍…'태안 밀입국 보트' 13번 감지하고 놓쳤다


입력 2020.06.05 16:33 수정 2020.06.05 16:3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한 달여 동안 태안으로 두 차례 밀입국 발생

3가지 장비가 13차례 감지했지만

장비 운용병 누구도 경각심 갖지 않아

해상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자료사진). ⓒ데일리안 DB 해상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자료사진). ⓒ데일리안 DB

한 달여 동안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활용해 충남 태안 앞바다로 밀입국한 사례가 두 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군부대가 밀입국 보트를 13차례나 감지하고도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군 기강 해이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5일 합동참모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중국인 밀입국자 8명이 탄 1.5t급 보트가 태안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 감시장비에 △해안레이더 6회 △해안복합감시카메라 4회 △열상감시장비(TOD) 3회 등 총 13차례 감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레이더 장비 운용병의 경우 녹화 영상 상으로도 해당 보트를 식별할 수 있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합감시카메라와 TOD를 운용하는 병사 역시 별도 배치돼있었지만, 통상적 낚싯배와 일반 레저보트로 예단해 추적·감시하지 않았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과 해경은 이번 밀입국 조사 과정에서 지난 4월 20일 태안 의항 해수욕장 해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 역시 밀입국에 활용된 보트라는 점을 뒤늦게 확인했다. 해당 보트와 지난달 20일 확인된 모터보트는 모두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출발해 의항리에 이르는, 같은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잇단 군사 훈련 연기로 일선 부대의 대비 태세 약화 우려가 제기됐던 상황에서 감시체계가 수차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군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합참 관계자는 "레이더 영상에 새로운 것이 표적으로 나타나면 확인해야하고, 확인하면 다른 장비나 관계기관 등과 추가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면서도 "(운용병들이) 이를 통상적인 것으로 간과해 추적·감시하지 않은 과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진행 중인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감시경계를 소홀히 한 군 관계자들을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 해안지역에 대한 정밀조사를 바탕으로 취약 지역에 대한 해안 감시 장비를 추가 운용키로 했다. 미식별 선박의 경우 드론 등을 활용해 수색·정찰하는 방식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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