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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슈퍼스타 감사용’의 위로가 절실하다


입력 2020.06.13 00:50 수정 2020.06.14 01:04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18연패 한화, 삼미 슈퍼스타즈와 프로야구 최다 연패 타이기록

'슈퍼스타 감사용'ⓒCJ엔터테인먼트

2004년 9월 17일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잔잔한 영화다. 스토리는 이렇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직장인 야구에서 활약하던 감사용은 삼미 슈퍼스타즈 투수 공개 모집 테스트를 거쳐 프로야구 투수가 된다. 그러나 약체인 삼미는 개막경기부터 패한 후 번번이 다른 팀의 제물이 된다. 감사용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기회조차 없었고, 패전 처리 전문 투수가 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감사용이 당시 최강팀이었던 OB베어스와 상대할 때다. OB 투수 박철순은 20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고, 재물이 될 것이 뻔했던 삼미 투수들은 박철순을 피하려 한다. 이에 감사용은 자신이 선발로 나서겠다고 자원하고,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인 선발 등판의 무대에 오른다. 결과는 패배다. 1987년 은퇴할 때까지 감사용의 성적은 1승 15패 1무 1세이브, 삼진 47개 방어율 6.09다.


영화는 개봉 후 62만 7199명의 관객과 만났다. 이범수가 연기한 감사용의 모습은 이 작품을 ‘야구 영화’가 아니라,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남게 했다. 그리고 개봉 후 사람들의 관심은 주인공 감사용과 더불어 삼미의 역사로 향했다.


삼미는 원년에는 최약체였지만, 이듬해인 1983년에는 달라졌다. 일본 리그에서 뛰던 장명부를 영입하고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인 임호균 등이 팀에 들어오면서 전력이 강화돼 결국 전후기 리그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내부 분열을 비롯한 대내외적 불안한 상황은 삼미를 다시 하위권으로 돌아가게 했다.


팀이 청보에 70억원에 매각된 1985년은 삼미에게 최악의 해였다. 3월 31일부터 한 달 간 18연패를 기록했다. 35년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2020년 6월 11일까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깨지기 어렵다고 생각한 기록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12일 두산 베어스에게 2-5로 패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화 이글스ⓒ연합뉴스

삼미와 함께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18연패 타이기록을 세운 한화는 이제부터 패배할 때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된다. 한화는 토요일과 일요일도 두산과 만난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를 상대해야 한다. 세 구단의 현재 순위는 각각 2위(두산), 3위(LG), 1위(NC)다.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감사용은 이렇게 말한다. “나도 한번 이겨보고 싶었어요”.


5월 23일부터 6월 12일까지 21일간 답답한 시간을 보낸 한화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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