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참전용사와 약속 지킨 박용진, 삐뚤빼둘 적힌 '0644542'에 눈물


입력 2020.06.25 04:00 수정 2020.06.25 05:14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참전용사인 정동건 씨(90), 정 씨의 아내 이기숙 씨.ⓒ유튜브 박용진 TV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6·25 참전용사의 자택을 찾아간 자리에서 눈물을 훔쳤다.


박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계정인 '박용진 TV'에서 꽃바구니를 들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참전용사 정동건(90)씨의 집을 방문하는 영상을 24일 공개했다.


정 씨는 6·25 전쟁 당시 19살에 포천 지역 전투에 참여한 국가유공자다. 포탄 소리에 한쪽 귀가 안 들리는 장애를 얻었지만, 7년간 군인으로 복무했다. 백발에 거동이 불편한 정 씨를 만난 박 의원은 "국회의원 박용진입니다. 선거 끝나고 오겠다고 했는데 기억하세요?"라고 물었다. 그는 "이번주 25일이 한국전쟁 70주년이다. 참전용사인 아버님께 감사드리러 왔다"며 손을 잡았다.


이날 만남은 정 씨의 아내 이기숙 씨가 21대 총선 당시 선거 운동을 하던 박 의원의 유세차를 쫓아가 "참전용사인 우리 아저씨(남편) 한 번 만나달라"고 부탁하면서 이뤄졌다. 이 씨는 "그때 말씀은 안 드렸는데 전날 꿈에서 의원님을 만났다. 마침 유세차가 보이길래 틀림없이 만나 줄 거라 믿었다"고 했다.


정 씨의 탁상달력에 '0644542'라는 군번이 여러차례 적혀있다. ⓒ유튜브 박용진 TV

정 씨의 방을 둘러보던 박 의원은 탁상달력에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0644542'라는 숫자가 여러 번 적혀있는 것을 보고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씨는 "군번을 (잊지 않기 위해) 적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그 말에 박 의원은 눈물을 훔쳤다. 정 씨의 방에는 태극기와 함께 국가유공자증서도 놓여 있었다. 정 씨의 아들 정훈영 씨는 "아버지가 국가를 위해서 청춘 시절 전선에서 싸웠다는 것을 지금도 자부심을 갖고 계신다"고 했다.


이 씨는 "보훈처에서 참전용사 돌아가시면 관 값과 관을 덮는 대형 태극기 준다고 했는데 주변에 받은 사람이 없더라"고 박 의원에게 물었다. 이에 박 의원은 "제가 이번에 보훈처를 다루는 정무위원으로 들어가게 됐다.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고 아드님께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참전용사인 정 씨도 박 의원에게 감사의 말을 건네는 듯 했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옆에 있던 이 씨가 "통일될 때까지 평생 정치하시래요"라고 전해줬다. 박 의원은 웃으며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병상 누우셔서 당신의 군번 잊지 않으려고 여러번 쓰는 모습을 보고 뭉클했다. 살아계신 동안 대한민국이 (참전용사를) 잘 모셨으면 한다"며 "앞으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서 대한민국과 젊은 사람들을 지켜봐 달라. 그동안 나라를 위해 고생하고 희생하신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날"이라고 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