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시즌 직후 많은 이닝 던진 류현진에게 ‘도움’ 평가
NL 동부지구 강팀 상대 부담..부상 시 시즌 날릴 수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 속에도 7월 말 개막을 확정했다.
MLB 사무국은 24일(한국시각) 2020 정규시즌을 7월 24일 또는 25일 개막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MLB.com에 따르면,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선소노조에 60경기(종전 162경기) 일정을 제안했다. 곧 팬들에게 야구를 보여줄 수 있게 되어 흥분 된다”며 개막 예정일을 알렸다. 연봉지급과 관련해 날선 대립각을 세웠던 선수노조도 사무국과 30개 구단의 제안을 수용했다.
MLB는 아메리칸리그 출범으로 양대 리그 체제를 시작한 1901년부터 정규리그를 팀당 100경기 이하로 편성한 적이 없는데 코로나19 위세에 눌려 사상 첫 팀당 두 자릿수 경기만 치르는 시즌을 보내게 됐다.
양대리그의 같은 지구 팀끼리만 격돌한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같은 리그 동부지구는 물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개 팀하고만 정규리그를 치른다.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은 단축 시즌 변수와 직면한 류현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고육지책으로 치르는 초미니 시즌을 반길 선수는 없다. 예정했던 2020시즌 162경기의 37%인 60경기만 열리는 만큼, 선수들의 연봉도 37%만 책정된다. 류현진은 740만 달러(약 89억원)로 삭감된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류현진에게 이런 상황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지난해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인 2019시즌을 보내며 182.2이닝을 소화했다. 부상으로 고전했던 2018시즌 보다 100이닝 이상 던졌다. 2013년 데뷔 시즌(192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에게는 몸 관리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토론토선’ 보도에 따르면, 토론토 팀 피트 워커 투수코치도 토론토 담당기자들과의 영상 회의에서 “빅리그에서 6년 이상 뛴 베테랑이자 장기계약을 체결한 류현진에게 시즌 단축은 체력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유리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동’이라 불리는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야 어차피 만날 팀들이었지만, 변경된 안에 따라 NL 동부지구 강팀들을 상대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NL 동부지구에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워싱턴 내셔널스와 지구 우승을 차지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있다. MLB 역대 신인 최다 홈런을 세운 피트 알론소가 버틴 뉴욕 메츠의 타선도 매섭다.
총 60경기라 부상으로 빠진다면 자칫 시즌 통째를 날릴 위험도 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이듬해 5월 왼쪽 어깨 통증 이후 매년 IL에 등재됐다. “2019년에는 한 번도 IL에 오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던 류현진은 지난 시즌도 두 차례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MLB 진출 이후 총 10차례 IL에 올랐던 류현진이다.
류현진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을 앞두고 구상했던 계획들은 모두 헝클어진 상황이다. 토론토를 비롯한 몇몇 구단들은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캠프 훈련지 폐쇄를 결정했다. 개막을 앞두고 당장 체계적인 훈련을 할 장소도 찾지 못한 상태다.
열악한 환경에서 유례가 없는 초미니 시즌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이다. 베테랑인 만큼 변수를 유리한 쪽으로 끌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