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릴 사건 아니라 언급하기도 민망한 사건"
"故(고) 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故(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추모한다며 내건 현수만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전 시장이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발된 지 이틀 만에 죽은 채로 발견된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은 문구라는 지적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이같은 추모 현수막 사진을 공유하며 "잊지 않고 계승하겠다니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성추행,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이건 기릴 만한 사건이 아니라 언급하기도 민망한 사건"이라며 "그냥 조용히 보내드리면 안되나. 도대체 뭐 하는 짓들인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도 박 시장에 대한 '공과(功過)' 평가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 사안에 적용해야 할 것은 늘 이쪽(범여권)에서 주장해왔던 그 원칙, 즉 피해자 중심주의"라며 "그의 공이 얼마니 과는 얼마니 하는 얘기가 피해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그의 공이 100% 중 몇 퍼센트인지 따지는게 이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그래서 피해자에게 '그 분의 공이 크니 네가 참고 넘어가렴'이라고 할 것이냐, 아니면 '그의 공이 네가 당한 피해를 덮고도 남는다'고 할 것이냐"고 일갈했다.
이어 "나 역시 박 시장이 우리 사회에 (세운) 업적이 매우 크다고 본다"며 "하지만 그런 소리는 피해자 앞에서 할 소리는 못 된다. 적어도 이 정도 분별은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9일 실종됐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전직 서울시 비서실 직원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직후의 일이다.
A씨는 경찰에 출석해 "업무시간에 집무실에서 성추행 및 성희롱의 몸짓이 있었다", "늦은 밤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음담패설과 속옷 차림 사진을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