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증권사 빛난 2분기 실적에도 그늘…하반기 신용등급 방어 '고심'


입력 2020.07.17 05:00 수정 2020.07.16 16:0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한기평·나신평·한신평 등 신평 3사, 코로나19에도 상반기 증권사 신용등급 하락 '전무'

대형證 2Q 순익 686% 늘어난 1조1971억원 전망…"하반기 업황악화, 하향가능성 존재"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상반기에 국내증권사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건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반기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대손충당금 증가, 기업금융(IB) 실적 둔화 등 증권업황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등장하면서 추후 신용등급 하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상반기에 국내증권사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건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반기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대손충당금 증가, 기업금융(IB) 실적 둔화 등 증권업황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등장하면서 추후 신용등급 하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빛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개된 유동성 장세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기업금융(IB) 약세 등 악재가 산적해 하반기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추후 등급이 떨어지는 증권사가 나올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메리츠·키움 등 6개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 합계가 1조1971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 6개사의 순익 합계인 1523억원 대비 686.0%(1조448억원) 늘어난 규모다. 증권사별로 한투증권(2435억원), 미래에셋(2209억원), 키움증권(2083억원) 등이 2000억원을 상회하는 순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순익 상승 요인은 변동장세를 타고 증시에 대거 유입된 개인투자자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다.


이런 영향으로 올 상반기 장기신용등급이 하락한 증권사는 전무했다. 오직 한신평이 KTB투자증권의 신용도 전망을 연초 'A-/긍정적'에서 6월 말 'A-/안정적'으로 수정했을 뿐이다. 신평사들은 매년 상반기에 전년 4분기와 당해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장기신용등급' 평가를 진행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락방어가 다행스럽다는 입장이다. 올 4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조정 의견을 냈다. 미래에셋대우·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등 6개 증권사를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에 국내 신평사들이 상반기 중 증권사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실제 한기평은 4월 사업 환경 비우호적 정도가 심화된다며 증권업 전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실제 평가 결과는 달랐다. 신평 3사는 대형 증권사 재무구조 개선 계획, 유동성 강화방안, 정부 시장안정화 의지 등을 감안해 상반기에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하지만 신평사들은 증권업에 대한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이에 올 12월로 예정된 '단기신용등급' 평가에서 증권사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대거 상향된 대형사의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단기신용평가는 당해 2분기와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매겨진다.


우선 한기평은 하반기 증권업 사업 환경에 대해 '비우호적' 전망을 유지했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황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가지수가 재급락할 경우 증권사 실적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신평 역시 2분기 이후 증권업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올 하반기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경기의 추가침체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과 증권사 실적이 높은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신평은 인수·합병(M&A) 지연과 해외실사 제약 등으로 증권사들의 IB사업 분야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증권사 자산의 위험가중치를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규제 관련 이슈도 하반기 업황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노재웅 한신평 금융2실장은 "대형증권사 실적은 주요 증시 회복으로 2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융시장 불안정성, 금융당국 규제 도입, IB 분야 실적둔화, 자산건전성 저하가능성 등 연간 실적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또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연이은 환매중단 사태로 인해 증권사에게서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할 가능성도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일부 증권사들이 충당금 반영계획을 2분기 이후로 미룬 부분이 비용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1분기 적자는 대개 평가손실이었던 만큼 증시 반등에 의한 만회는 이미 예정돼 있던 부분이어서 상반기 내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는 적은 편이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증시 급락 사태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지만 언제 어느 시점에 시장이 무너질지 모르는데다 최근 증권사 관련 이슈가 많아 하반기에는 실적방어 대한 의문부호가 붙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