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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의료위기上] 전국 음압병상 태부족…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 구멍 우려


입력 2020.08.25 05:00 수정 2020.08.25 05:14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신규 확진자 35% 60대…중증 발전 가능성 높아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35%만 사용 가능

충남·전북 중증환자 입원 가능 병상 '제로'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깜깜이 감염이 속출하는 등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갈수록 통제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60대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중증환자 병상 부족 문제가 기정사실화되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부는 "중증환자 병상과 전담병원 아직 여유 있고 여력이 충분하다"는 식의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차 대유행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에서 병상 부족 실태와 보건당국의 대응 상황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도권 음압병상 부족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신규 확진자 중 기저질환이 있는 60대 이상 고연령층이 많아 중증환자 병상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정부가 안일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266명 중 60세 이상은 92명으로 전체 환자의 34.6%를 차지한다.


지난 12일 13%였던 60세 이상 환자 비율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발생 이후 높아지기 시작해 14일 22%, 16일 33% 등으로 증가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875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40%가량 차지한다.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중증으로 분류한다. 폐 기능 장애 등으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와 같은 기계식 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위중환자로 판단한다. 이날 위·중증환자 수는 32명으로 전날 30명 이후 2명이 늘어났다.


23일 낮 12시 기준 전국의 위·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중환자 치료 병상은 541개다. 이 가운데 환자가 입원 가능한 병상은 113개로 전체 병상의 20.9%다. 전날 127개에서 14개 줄었다.


수도권의 상황 역시 심각하다. 339개 병상 중 69개 병상(20.4%) 밖에 남지 않았다. 여유 병상 대부분은 서울에 몰려 있다. 서울은 221개 병상 중 63개(28.5%) 병상에 환자가 입원 가능하지만, 인천은 49개 병상 중 3개, 경기는 69개 병상 중 3개만 남아 있다.


지방의 경우 충남(전체 8개)과 전북(전체 13개) 지역엔 중환자 치료 여유 병상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광주(4개)와 전남(4개)도 1개 병상이 남아 있을 뿐이다.


14개 병상 중 10개 병상이 남아 있는 제주도를 제외하면 ▲부산(2개) ▲대구(7개) ▲대전(4개) ▲울산(2개) ▲강원(3개) ▲충북(6개) ▲경북(5개) 등 대부분 중환자 치료 병상에 여유가 없다.


감염병 전담병원은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2644개 병상 중 39.1%인 1033개 병상이 남아 있다.


수도권은 1804개 병상 중 34.2%인 618개 병상에 환자가 입원할 수 있다. 충남(6개)과 강원(7개), 경북(7개), 대전(8개), 전북(9개), 세종(8개) 등에선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이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병상 부족한데 정부 대응 '천하태평'


병상 부족이 두려운 이유는 확진 판정을 받아도 당장 입소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무증상 확진자라고 해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질 수 있고,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더더욱 위험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신규 확진자의 84%가 생활치료센터로 배치되고 있다. 전국 생활치료센터는 총 6개소가 마련돼 있으며 1387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현재 887명이 입소 중이며 가동률은 64%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5곳, 중부권(천안)에 1곳이 있다.


정부는 이번 주까지 생활치료센터 1000여실을 추가로 확보하고, 앞으로 4000여실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또 기존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치료가 진전된 경우 생활치료센터로 전원하는 조치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26일 은평소방학교에 173병상을 추가하고 문래동 유스호스텔, 인천 국방어학원, 경기 소재 공공시설 1개소 등 총 3개소에 900병상의 생활치료센터를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생활치료센터만 늘린다고 해서 에크모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들을 제대로 케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 2~3월 대구에서 병상 부족으로 자가격리하던 환자가 사망한 사례도 있는데, 정부가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다. 사태를 외면하지 말고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중증환자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 상급 종합병원의 읍압중환자실을 확보하는 등의 추가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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