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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4세대 카니발, '프리미엄 미니밴'의 가치를 증명하다


입력 2020.08.29 07:00 수정 2020.08.28 07:5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2열 승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사양…3열도 넉넉한 공간

다자녀 가족 패밀리카는 물론 VIP 의전용 차량 수요 만족

SUV 디자인에 다재다능한 공간활용…캠핑·차박용으로도 제격

4세대 카니발. ⓒ기아자동차

오랜 기간 ‘승합차’와 다를 바 없는 역할을 해온 카니발이 날로 높아지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프리미엄 미니밴’으로 재탄생했다. 다인승보다 소수의 VIP를 모시기 위한 안락한 좌석을 원하는 수요와, 일가족이 5인승 세단에 끼어 앉기보다는 넓고 편안한 공간에 띄엄띄엄 앉아 여유 있게 이동하길 원하는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 2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4세대 모델로 선보인 카니발을 만나봤다.


시승 코스는 행사 장소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동화컬처빌리지까지 왕복 약 70km 구간이었다. 시승차로는 2.2 디젤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 7인승 모델이었다.


차를 배정받아 운전석에 앉았지만 운전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기아차가 ‘제대로 된 프리미엄 미니밴을 만들었다’고 호언장담을 했으니 빨리 조용한 곳에 세워놓고 좌석 배치와 편의사양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카니발은 전장이 5m가 넘고 전폭은 2m에 5mm 모자라는 거대한 덩치를 지녔다. 시트를 4열로 빼곡히 채우면 11명도 태울 수 있는(물론 편하진 않겠지만) 차다. 그런 차에 3열로 7개의 좌석만 배치했다. 탑승자 개개인에게 상당히 넓은 공간이 주어진다는 의미다. 그만큼 뒷좌석 승객에게 제공하는 고급감이 상당하다.


카니발 슬라이딩 도어를 개방한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뒷좌석 도어는 디자인적으로 마치 앞문과 마찬가지로 경첩식으로 열릴 것 같지만 자동 슬라이딩도어다. 스마트키를 활용하거나, 도어 손잡이에 달린 작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린다. 굳이 문 여는 느낌이 필요하다면 손잡이를 당겨도 자동 슬라이딩이 작동된다. 안에서도 원터치로 문이 열린다.


문을 열면 좌우 독립식 2열 좌석이 보인다. 암레스트도 차 벽면 돌출부를 활용하는 방식이 아닌, 각각의 시트마다 좌우로 암레스트가 달린 완벽한 독립식 시트다.


카니발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로 불리는 이 시트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등받이와 쿠션, 레그서포트(다리 받침) 각도가 조절돼 비행기 1등석과 같은 안락한 자세를 만들어준다. 이 시트에는 열선은 물론 통풍 기능도 달려 있다.


2열 탑승자를 위한 편의장치도 다양하다. 카니발 TV 광고에서 나오는 것처럼 2열에 앉은 아이가 말 한마디로 음악을 선곡해 부모간 다툼을 중재할 수도 있고,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도 있다. 창문을 여닫는 것도 음성 명령으로 가능하다.


카니발 2열 좌석 천장에 위치한 음성명령 스위치. TV 광고에서 2열에 앉은 아이가 부모간 선곡(選曲)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활용한 기능이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USB와 시거잭은 물론, 220V 콘센트까지 원하는 모든 전원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햇빛이 거슬린다면 커튼을 칠 수도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놓인 거대한 크기의 센터콘솔은 사실 2열 탑승자를 위한 것이다. 센터콘솔 하단을 2열에서 서랍식으로 열어 필요한 물건이나 간식 등을 넣어둘 수 있다. 물론 상단 일부는 운전석을 위한 수납공간으로 활용된다.


카니발 3열 시트.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3열 좌석도 2열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편안하다. 대형 SUV와 비할 바가 아니다. 레그룸은 물론 좌우 폭도 세 명이 나란히 앉기에도 충분하다. 등받이도 뒤로 기울어져 있어 앉아 보니 제법 안락한 자세가 나온다.


3열 암레스트에는 컵홀더를 비롯한 다양한 수납공간이 있고 USB 포트도 있다.


카니발 운전석에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후석 대화모드를 활성화시킨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운전석에서 뒷좌석을 배려해줄 수 있는 장치들도 많다. 내비게이션에서 후석 대화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멀리 떨어진 3열 좌석 탑승자와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다. 내비게이션 조작으로 2열 좌석 포지션을 대신 조정해줄 수도 있다.


5~6인 가족이 7인승 모델을 구매한다면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이동공간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카니발 테일게이트를 개방한 모습. 3열좌석 뒤로 공간이 깊이 파여있다. 3열좌석을 접으면 이 공간으로 감춰지며 평평한 바닥이 만들어진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큰 덩치만큼이나 짐을 실을 공간도 넉넉하다. 3열 좌석까지 모두 탑승 공간으로 활용하고도 테일게이트를 열면 꽤 넓은 적재공간이 나온다. 바닥이 깊이 파여 있어 위아래로 높은 짐을 싣기에도 충분하다.


3열 좌석은 6대 4로 분할해 접을 수 있고, 바닥 아래로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짐을 싣기에도 좋고, 요즘 유행하는 ‘차박’에도 적합하다.


카니발에 루프탑 텐트 등 캠핑 장비들을 설치한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회차 지점인 동화컬처빌리지에는 카니발에 루프탑 텐트 등 캠핑 장비들을 설치한 채 전시해 놓아 레저용 차량으로서의 카니발의 활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차체가 큰 만큼 루프탑 텐트도 큼지막한 사이즈로 올렸고, 옆으로 차양막까지 설치하니 제대로 모양새가 나온다. 3열 좌석을 접은 평평한 바닥에 돗자리를 깔아놓으니 거실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다만 2열 시트는 탑승자를 프리미엄하게 모시기 위한 기능들을 장착한 탓에 완전히 접을 수는 없고, 1열 뒤에 바짝 붙이는 식으로 공간을 확보한다.


카니발 3열 좌석을 접은 자리에 마련된 휴식공간.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덩치가 큰 차지만 각종 주행보조장치 덕에 운전에 큰 부담은 없다.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차로 중앙을 정확하게 맞춰 달린다.


좁은 길을 빠져나가거나 주차를 할 때는 차체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제공해 주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불안감을 해소해준다.


달리기 성능은 동일 엔진을 장착한 쏘렌토에 비해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내는 스마트스트림 2.2 디젤 엔진은 공차중량 1770kg짜리 쏘렌토를 굴리기엔 충분하지만 2030kg짜리 카니발을 움직이기엔 다소 버거운 듯하다.


카니발 주행 장면. ⓒ기아자동차

미니밴에 굳이 필요한가 싶은 4단계 주행 모드(노말·에코·스포츠·스마트)까지 갖춰져 있으며, 스포츠로 변환하면 의외로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쫀쫀하게 잡아주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속도를 과하게 높이는 건 지양하길 권한다. 뒷좌석 승객을 배려한 부드러운 정차에 초점을 맞춘 듯 브레이크 답력이 살짝 느슨한 느낌이라 빠른 속도에서의 감속은 다소 불안하다.


‘프리미엄 미니밴’이라는 지향점에 걸맞게 승차감이나 정숙성은 매우 뛰어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동승자가 없어 주행 중 뒷좌석에 앉아볼 순 없었지만 운전석에서도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느낌이 확연했다.


카니발 운전석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운전석 디자인은 12.3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동일 크기의 내비게이션이 나란히 붙은 모습이 쏘렌토나 K5 등 기아차의 다른 차종들과 흡사하다. 다이얼 방식의 기어 조작 방식이나 수평형 레이아웃에 송풍구를 숨긴 디자인까지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이질감이 적어 일반 SUV를 모는 듯한 느낌을 준다.


큰 덩치를 지녔지만 SUV 스타일을 지녔고, 연료 효율이 좋은 스마트스트림 디젤 엔진을 얹은 덕에 홀로 몰고 다니기에도 큰 부담은 없을 것 같다.


고속도로와 국도, 도심주행을 포함한 시승 구간의 총 연비는 13.7km/ℓ로 측정됐다. 시승 모델(2.2 디젤 7인승 19인치 타이어 장착)의 신고연비인 12.5km/ℓ(복합)에 비해 우수한 수준이다.


카니발 주행 장면. ⓒ기아자동차

그동안은 공항으로 중요한 바이어 일행을 마중하러 나가기 위해 토요타 시에나, 혹은 혼다 오딧세이를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대로 된 프리미엄 미니밴으로 재탄생한 카니발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4세대 카니발 판매가격은 9/11인승 가솔린 모델 ▲프레스티지 3160만원 ▲노블레스 3590만원 ▲시그니처 3985만원이다. 디젤 모델은 트림별로 120만원이 추가된다.


7인승은 가솔린 모델 ▲노블레스 3824만원 ▲시그니처 4236만원이며, 디젤모델은 118만원이 추가된다. 이날 시승한 카니발 2.2 디젤 시그니처 7인승 모델 가격은 435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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