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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사로 전작권 전환 의지 내비쳤지만…"한국군 역량 미흡"


입력 2020.09.01 13:31 수정 2020.09.01 13:3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국방장관·합참의장 후보자 모두 '작전통'

후보자 일성으로 '전작권 전환' 언급

훈련 일정·한국군 역량 감안하면

문 대통령 임기 내 전환 어려울 듯

(왼쪽부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원인철 합동참모본부의장 후보자 ⓒ국방부 (왼쪽부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원인철 합동참모본부의장 후보자 ⓒ국방부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작전통 인사를 중용했다.


대선 공약이기도 한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의지를 '인사'를 통해 거듭 표명한 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지난달 28일과 31일 각각 후보자에 지명된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와 원인철 합참의장 후보자는 후보 지명 일성으로 전작권 전환을 언급했다.


서 후보자는 '조건에 전제한 전작권 전환 추진'을 거론하며 "조건을 가속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원 후보자는 "국방개혁 2.0과 전작권 전환 등 주요 국방 과제를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서 후보자 지명 배경으로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의 전작권 전환, 국방개혁 2.0 등 핵심 정책을 추진해 강군건설을 실현할 책임자"라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국방부는 원 후보자의 "전략적 식견과 작전 지휘능력이 탁월하다"며 "국방개혁과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구비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에서 '검증 훈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이 관련 역량을 갖춘 군 인사를 잇따라 단행하며 '임기 내 전환'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는 평가다.


앞서 한미는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이라는 '전작권 전환 3단계 조건'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3단계 조건의 첫 단계인 IOC 평가를 마쳤고, 올 하반기 연합훈련에서 우리 군 주도의 작전능력 검증훈련인 FOC를 점검할 예정이었지만 불발됐다.


FOC 검증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연합훈련에서 이뤄질 전망이지만, 마지막 검증 훈련인 FMC 일정과 한미가 합의한 전환 조건 등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 임기 내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한국군, 작전수행·정보·정찰 역량 등 부족"
"검증훈련 진행해도 전환 '조건' 충족 어려워"


미국 내 전문가들은 전작권 전환 관련 한미 입장차를 지적하며, 한국군 역량과 한반도 정세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조건에 기반한 전환'보다 '임기 내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의 많은 진보단체들이 한미연합사령부와 전작권 전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 억지력 관점에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지만, 한국이 해당 문제를 주권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링너 선임연구위원은 미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한국군의 △C4ISR(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감시정찰) 역량 △연합작전 수행 역량 미흡을 강조하고 있다며 "조건 충족을 위해 (한국이) 더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직을 맡은 바 있는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미가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며, 3단계에 걸친 검증 훈련 외에도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 위협 감소 △한국의 미사일 방어 능력 등이 '전환 조건'에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번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FOC·FMC 검증을 진행했더라도 모든 조건에 부합하기는 어렵다"며 "(한국이) 임기 내 전환(timeline)을 강조하는 것은 미래 한미연합사령부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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